日 관광객 발길 '뚝'…세계육상대회 비상

입력 2011-03-22 10:16:22

일본 대지진 피해가 2011 대구 방문의 해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서울과 부산 등지에는 일본인들의 방문이 늘고 있지만 대구는 외국인 방문객의 20%가량을 차지했던 일본인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대구시의 외국 관광객 유치 노력이 힘을 잃고 있다.

21일 대구시와 지역 관광업계에 따르면 이달 11일 대지진 발생 후 대구를 찾는 일본인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대구를 방문하는 일본인들의 단골 탐방코스인 중구 약령시 한의학문화관에는 이달 15일 일본인 4명이 관광한 것을 끝으로 16일부터는 일본인 방문 계획이 전혀 없다.

또 서문시장과 동성로 등 지역의 대표적인 외국인 방문장소에도 일본인들의 발길이 끊겼다. 서문시장에서 옷장사를 하는 이모(46'여) 씨는 "일본인들이 가게에 하루에 2, 3명씩은 찾아왔는데 지진 이후부터는 거의 볼 수 없다"고 했다.

지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대구시와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는 비상이 걸렸다. 대구시는 대구 방문의 해와 세계육상대회를 맞아 올 한 해 동안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를 30만 명으로 잡고, 이중 6만6천 명을 일본인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육상조직위는 또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8월 27일~9월 4일) 동안 대구를 방문하는 외국인 2만5천여 명 중 일본인은 1만 명(40%) 이상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입장권도 일본인에게 1만 장을 판매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대구시와 육상조직위는 이달 7일부터 6일 동안 일본의 주요 도시에서 대구 홍보 설명회를 열며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렸다. 조해녕 육상조직위원장과 대구시의원 등 25명은 이 기간 동안 나고야,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히로시마 등지를 방문해 그곳 여행사, 교민, 언론 등을 상대로 대구와 육상대회를 집중 홍보했다.

하지만 일본 대지진이 발생, 수만 명의 사상자를 내고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면서 방문단의 노력도 헛수고가 될 공산이 커졌다.

육상조직위 관계자는 "5개월 정도 남은 세계육상대회때까지 일본이 빨리 복구돼 사회시스템이 정상화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중국이나 동남아, 미국, 유럽 쪽에 대구를 더 홍보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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