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이 아닙니다 '움직이는 禪'이죠"

입력 2011-03-21 07:39:28

경주 골굴사 매일 선무도 공연

선무도 전문 시연단이 골굴사에서 선무도 공연을 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선무도 전문 시연단이 골굴사에서 선무도 공연을 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9일 오전 11시 경주 골굴사(骨窟寺). 국내'외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무도 전문 시연단의 공연이 펼쳐졌다. 마치 무용을 하듯이 몸을 부드럽게 움직이다 '헛'하며 기합소리를 낸다. 발차기와 찌르기 등을 하며 조금씩 무술 동작으로 전환된다. 공연단 중에서도 외국인도 끼어 있어 이채롭다. 종소리와 함께 선무도 고수들의 무술이 시작된다. 마치 무협영화를 보듯 긴장감 넘치는 음향과 함께 큼직하고 박력 있는 모습이 연이어 펼쳐진다. 마치 소림사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무술 동작이 끝나자 공연단의 한 스님이 요가를 하듯 몸을 연체동물처럼 자유자재로 굽히고 편다.

30여 분 진행되는 골굴사 선무도 공연은 올해부터 매일 볼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매주 일요일 두 차례 열렸으나 1월부터 오전 11시, 오후 3시 매일 두 차례 공연을 하는 것(월요일 제외). 보림 법사는 "공연 횟수를 늘리고 내용도 계속 업그레드시키면서 관객들에게 보는 재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선무도는 선(禪)문화

'선무도의 총본산' 골굴사 스님들은 하루에 두 차례 선무도 수련을 한다. 아침 공양 후 오전 8시30분부터 1시간 30분가량 수련을 하고 오후 7시부터 2시간가량 저녁 수련을 한다. 이를 통해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것으로 사찰에서 공식적으로 선무도로 수련하는 곳은 골굴사뿐이다. 선무도는 골굴사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다. 선무도는 골굴사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포함돼 템플스테이 참가자들도 선무도 수련을 경험할 수 있다. 주지 설적운 스님은 "요즘은 선무도가 치유의 개념으로 많이 사용된다. 사찰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수련원도 있어 정서적인 문제나 심신이 지친 도시인들이 안정을 찾고자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일반인들은 선무도를 무술의 하나로 생각한다. 하지만 선무도는 엄연한 선(禪)문화다. 흔히 생각하는 선무술은 선무도의 하나일 뿐이다. 선무도에는 선무술과 선요가와 선기공, 선명상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이다. 설적운 스님은 "세속 무술이 외공 위주로 수련하는 반면 선무도는 요가와 기공이 깃든 내공 수련이 주축이며 '정중동'(靜中動)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수행법"이라고 말했다. 선무도는 움직여 선을 추구하는 '행선'으로 하나의 참선이라고 했다.

◆선무도는 우수한 불교문화 콘텐츠

설적운 스님은 "골굴사에 1년에 외국인이 2천 명 찾아오는데 그 중 상당수가 소림사를 찾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소림사 스님들이 스님 같지 않아 실망이라고 한다"고 했다. 중국은 스님이 무술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단지 절을 지키는 사람으로 여겨지지만 골굴사에서는 진짜 스님들이 예불하고 수련하고 있는데 그런 모습이 감동적이라는 것이다.

설적운 스님은 선무도가 세계적으로 이름난 불교문화인 만큼 경주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10명 정도의 선무도 공연단이 창단돼 활동하고 있는데 1년 경비 2억원을 스스로 부담하고 있다는 것. 설적운 스님은 "경주에는 연 800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는데 상시로 공연하는 콘텐츠가 전혀 없는 상태"라며 "선무도는 이미 브랜드화 돼 있고 공연 또한 호응도가 높아서 이에 대해 적절히 지원된다면 경주와 한국을 알릴 수 있는 불교문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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