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호 기관에 대한 불신과 오해 빨리 풀어야

입력 2011-03-18 11:08:40

대지진과 원전 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을 돕자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일본과 이웃한 우리나라가 가장 적극적이다. 언론과 기업, 공익 구호 단체, 연예인, 스포츠맨 등이 앞장서고 수십만 명의 국민이 성금을 보태고 있다. 일본에 대한 불편한 감정에 앞서 곤경에 처한 그들도 인간이라는 따뜻한 인류애가 더 강하게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지난해 아이티 지진 국민 성금 중 일부만 전달해 물의를 일으킨 대한적십자사의 성금 모금에 대해 인터넷을 중심으로 거부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매일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적십자사가 작년 아이티에 보낸 성금이 전체 97억 원 중 12억 8천여만 원에 불과했고 구호팀이 현지 고급 호텔에 머무는 등 성금 사용에 문제가 있었다'는 국정감사 결과가 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다시 부각되고 있어서다.

이런 이유로 적십자사의 일본 돕기 성금 목표액이 200억 원이라는 발표가 나오자 네티즌들이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16일 '대한적십자사의 성금 모금을 거부한다'는 네티즌의 글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많은 이들이 동조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적십자사의 해명에도 이런 불신이 숙지지 않는 것은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 등이 겹치면서 심화된 탓도 있다.

일부 구호 기관과 공익 단체들이 국민의 불신을 사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적십자사는 이런 상황과 국민 정서를 감안해 오해와 불신을 불식시키는 데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국민들의 자발적 기부 정신을 더욱 공고히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국민들도 적십자사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질책하되 적십자사의 설립 취지와 업무 시스템을 보다 합리적인 시각에서 재고하고 일방적인 오해와 불신을 거둘 필요가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