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본 원전 사태, 최선의 결과로 이어지기를

입력 2011-03-18 11:09:01

일본 도후쿠 대지진과 쓰나미의 여파로 촉발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태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 누출을 막기 위해 원자로 냉각 작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독일, 중국 등 외국 정부는 원자로 냉각 작업에 실패할 경우 빚어질 재앙을 우려해 자국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거나 일본에서 철수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1~4호기 중 가장 위험한 곳은 3호기와 4호기이다. 3호기와 4호기는 사용 후 연료봉을 냉각시키는 저수조의 냉각수 수위가 낮아져 핵 붕괴로 인한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 누출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17일 가장 심각한 상태인 3호기에 자위대 특수 소방차와 헬기를 동원해 30t가량의 물을 집어넣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3호기를 냉각시키는 데에는 최소 700t의 물이 필요하다고 하며 시간은 넉넉하지가 않다.

일본 정부와 원전 운영 회사인 도쿄전력은 초기에 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사태 은폐에 급급해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이어진다면 씻기 힘든 과오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이 와중에 원전 복구를 위해 현장에 투입된 181명의 결사대가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유서까지 써놓고 피폭의 위험을 무릅쓰고 인류애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전망이 밝지 않다. 3호기의 사용 후 연료봉이 냉각수 부족으로 달아오르는데 남아있는 시간은 촉박하다. 1, 2, 4호기의 문제도 간단치가 않다. 막바지 고비에서 혼신의 사투를 벌이고 있으나 하늘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심각한 위기가 해결되기를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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