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백년대계 위해 신공항 꼭 필요"

입력 2011-03-18 10:55:13

지역 정치권 'MB-안대표 회동' 반응

이명박 대통령이 "갈등이 정치권에서 나오는 걸 경계해야 한다"며 "국책사업에 대해 여야가 아니라 여여(與與) 갈등이 되고 있어 문제"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7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의 월례회동에서 안 대표가 "동남권 신공항과 과학벨트 관련 갈등이 심하니 합리적 기준으로 신속히 결정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이같이 말하고 "국책사업에서 정치적 논리는 배제돼야 한다. 법을 지키면서 논리적, 합리적으로 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국책사업은 지역사업이 아니라 국가백년대계"라면서 새만금 사업을 예로 들며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해 놓고 지난 정부에서는 방치상태에 있었다"며 "지금 시끄럽다고 해도 그 판단이 두고두고 옳다는 평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분히 논리를 가지고 따지기도 전에 무슨 유치전하듯이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안 대표가 동남권 신공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신속히 결정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도 '정치논리를 배제해야 한다'거나 '유치전하듯이 해서는 안 된다'고 대답한 것은 유치전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 지역 정치권에 대한 강한 불만의 표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은 "이 대통령의 발언은 국가백년대계를 생각한 발언이며 새만금 사업을 예로 든 것만 봐도 장기적인 안목을 두고 판단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또한 일부 수도권 중심론자들이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백지화 쪽으로 몰고 가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경제성이라는 기준도 수도권 중심의 논리일 뿐 미래와 영남권의 시각에서는 충분히 근거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몇몇 의원들은 정치논리 배제, 경제성 위주의 평가론에 대한 수도권론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강력하게 성토하고 나섰다.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은 "동남권 신공항은 물론이고 다른 정책들도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가치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하지 않고 있고 도대체 지방을 위한 기본적인 개념정리가 되어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신공항도 수도권 시각에서 출발한다면 당연히 B/C(경제적 타당성)가 나오지 않는 결론을 만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대구 동을)도 "국가백년대계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남부권에 신공항을 지어야 하는데 수도권 일각의 어처구니없는 생각에 기가 막힌다"면서 "만일 수도권 중심론자들 주장처럼 백지화로 간다면 우리는 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론자들의 주장대로 백지화로 간다고 해도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다시 현안으로 떠오를 것이고 또다시 공약하게 될 수밖에 없다. 국민들의 불신만 키울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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