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쓰나미 여파 원화 하락세 충격…지진후 가치 1.3%↓

입력 2011-03-18 09:47:03

일본 원전 사태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엔화가치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뉴욕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6일 79.59엔으로 마감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인 1995년 4월 19일의 79.75엔마저 무너뜨린 수치다. 전후 최고 수준의 엔고를 이끈 건 원전 방사능 누출과 관련된 소문들이었다. 복구자금을 위한 해외 투자자금의 본격적 회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일본 정부가 원전 사태를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신감에서 비롯된 불안감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는 탓이다.

일본은행(BOJ)이 17일 5조엔(71조8천억원 남짓)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효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진 발생 이후 총 28조엔을 투입하고도 엔고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문제는 엔화 가치가 최고치를 경신할 경우 일본은 수출경쟁력을 잃게 돼 세계경제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주요 기관들이 엔고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75엔까지, 노무라홀딩스는 72엔까지 엔고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사정이 이렇자 주요 7개국 G7이 '엔고 쓰나미'에 공동 대처에 나서는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긴박해지고 있다. 18일 오전 주요 7개국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화상회의를 통해 일본 대지진 여파로 발생한 엔고 현상을 안정시키고 피해복구에 따른 일본 재정위기 가능성을 완화하는 내용의 지원방안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엔화가치가 치솟고 있는 반면 원화가치는 떨어지고 있다.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올 들어 처음 장중 달러당 1천140원대를 넘어서는 등 아시아 통화 가운데 원화가치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 핵공포 확산이 달러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 확산으로 번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0.20원 급등한 1천14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가 상승폭을 줄이면서 달러당 1천135.30원으로 마감했다. 11일 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원화가치는 1.3% 하락한 반면에 홍콩달러화는 0.2%,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0.5%가량 떨어지는 데 그쳤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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