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모진 추위로 잠시 쉬었던 시낭송회가 봄바람을 타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국한비문학회(회장 김영태'54)는 문학 강연 및 시낭송회를 이달 12일 동대구역 102호 회의실에서 열었다.
1980년대 대학가를 풍미했던 가요 '바다에 누워' 작시자로 유명한 박해수(63) 시인은 특강을 통해 "시를 쓴다는 것은 영혼과의 대화로, 순결한 마음으로 진실하게 써야 독자들이 마음을 열고 다가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 시낭송회에는 김중영의 '거두어가면', 김순희의 '초대', 이점중의 '별은 천국이다' 등 주옥 같은 자작시가 잔잔한 음악과 함께 읊어져 청중들에게 색다른 감흥을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무대 위에 오른 김원중(75'전 포스텍 교수) 시인은 일본 100세 할머니인 시바타도요 시인의 첫 시집 '약해지지 마' 소개했다. 시에 숨겨진 잔잔한 이야기는 객석에 진한 감동을 남겼다.
'난 말이지,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 둬……'라고 시작되는 '저금'이라는 시바타도요 시인의 시를 낭송하면서 김 시인은 "시는 쉬운 말로 우리를 일깨워주는 좋은 시가 돼야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 시집이 100만 부나 팔렸다는 얘기에는 참석한 모두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92세에 시를 쓰기 시작해서 99세에 첫 작품집을 낸 시인을 보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소리가 마냥 헛구호는 아닌 듯했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행사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에게는 시심(詩心)이 넘쳤고 모두가 시인이 된 듯한 감동을 받았 다.
글'사진 김성한 시민기자 shk4275@hanmail.net
멘토:이종민기자 chumghama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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