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발 '핵 공포'가 국내에도 확산되면서 피폭 피해를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진 '요오드제'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대구시내 약국에는 요오드제 구입 문의가 잇따르고, 인터넷상에서도 요오드가 포함된 약품을 사려는 네티즌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본 방사능 누출이 국내에 피해를 줄 우려가 적은데다 건강한 사람이 요오드제를 과다 복용할 경우 오히려 갑상선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의사들은 경고하고 있다.
최모(33'대구 중구 동산동) 약사는 "일본 대지진 이전에는 찾는 사람이 전혀 없었는데 잇따른 원전 폭발로 방사능 유출이 문제화되면서 요오드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중구 동산의료원 인근 한 약국 직원은 "일본에서 유학 중인 딸이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까봐 걱정된다며 경주에서 요오드제를 구입하기 위해 찾아온 아주머니도 있었다"며 "처방전이 없으면 살 수 없기 때문에 그냥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요오드제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인체에 축적되면 갑상선 암을 유발하는 방사성요오드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서다. 요오드제는 갑상선에 미리 요오드를 흡수시켜 방사성요오드가 들어오더라도 자연 배출되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 예방제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요오드화 나트륨(NaI)이나 요오드화 칼륨(KI) 등 요오드제는 일반 약국에서 구하기 힘들다. 피폭에 대비한 안정화요오드제는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와 한국수력원자력, 21개 방사선 비상진료기관에서 보유한 것이 전부다. 이들 기관이 보유한 안정화요오드제는 135만여 정으로, 13만5천여 명에게 투여할 수 있는 양뿐이다. 주로 원전 인근 주민들의 응급 수습과 긴급 상황 시 투입되는 비상대응요원들을 위한 몫이다.
이 때문에 요오드 성분이 함유된 갑상선 질환 치료제나 비타민 제품을 찾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의사들은 갑상선 질환 치료제는 처방전이 없으면 살 수 없고, 요오드가 포함된 비타민제는 요오드 성분이 적어 예방 효과가 거의 없다고 진단한다. 실제 일부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사람들의 불안감을 틈타 예방 효과도 없는 종합비타민제를 마치 '예방약'인 것처럼 속여 팔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의사들은 방사성 옥소에 노출됐을 때는 요오드제가 도움이 되지만 건강한 사람이 과다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안병철 경북대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피폭 위험지역에 있다면 예방조치로 요오드제가 필요하겠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과도한 반응"이라며, "정상인이 과량의 요오드를 섭취하면 장단기적으로 갑상선 기능에 장애가 생길 수 있어 득보다 실이 크다"고 조언했다. 안 교수는 또 "건조 다시마 40g에는 24시간 피폭 예방이 가능한 요오드 100㎎이 함유돼 있다. 김이나 미역 등 요오드가 많이 포함된 해조류나 우유, 달걀 노른자 등이 훨씬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방사성요오드는?=원전에서 유출되는 방사성 물질로 호흡으로 유입되며 갑상선에 축적돼 갑상선 기능 이상이나 갑상선 암을 유발한다. 요오드제는 갑상선에 미리 요오드를 흡수시켜 방사성요오드가 축적되지 않고 자연 배출되도록 한다. 방사성요오드를 직접 흡입한 이후 15분 이내에 안정화요오드를 투여하면 90% 이상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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