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따라 다른 4가지 모드 전환…시내 구간 연비 24kmㅣL 자랑
지난달 출시돼 서울에서만 200대 가까이 팔릴 정도로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렉서스의 해치백 야심작 'CT200h'가 대구경북에서도 점유율 확장에 나섰다. 세간의 관심을 받는다는 건 장점도 있겠지만 단점 노출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을 터. 10일 만난 'CT200h'는 분명 작았다. 덩치 큰 남성이 타기엔 답답한 느낌을 줄 만큼 그랬다. 그런데도 이 차에 적잖은 관심을 비치는 이유는 무얼까.
백문이 불여일견. 시승에 들어갔다. 대구 수성구 황금네거리에서 시작된 시승은 2시간 거리였다. 수성IC를 거쳐 청도IC까지 고속도로 구간을 포함해 구불구불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섞인 옛 팔조령길로 돌아왔다. 시내도로-고속도로-국도-지방도-시내도로를 모두 통과하는 시승 구간이었다.
버튼키를 눌러 시동을 걸었다. 얼핏 기본 사양처럼 돼버린 전동시트 스위치를 이용해 자세를 잡았다. 단출한 디자인의 에코모드 계기판이 눈에 들어왔다. CVT 방식이라 기어도 단출했다. 그러나 복잡하지 않은 디자인이지만 있을 기능은 다 있는 구조였다. CT200h의 네 가지 모드인 EV모드, 에코모드, 노멀모드, 스포트모드 등 각 모드에 따라 계기판 모양이 바뀌었다.
전기 모터로만 움직이는 EV모드는 시속 45km까지 구동되는 방식이었다. 전철을 탈 때처럼 '슈웅~'하는 소리가 났다. 단점은 가속이었다. 시내도로가 자주 막힐 경우 유용해 보였다. 시속 45km을 넘어서자 에코모드로 바뀌었다. 가속에도 크게 무리가 따르지 않았다. 하이브리드카의 전형적인 장점은 시내구간에서 나타났다. CT200h는 국내차와 달리 100km를 가는 데 필요한 연료량이 표시됐다. 시내구간의 경우 4.2ℓ/100km가 찍혔다. 23.8km/ℓ인 셈이다.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저속구간은 연료가 거의 들어가지 않았기에 더 그랬다. 시내 구간에서 정차할 때마다 시동이 꺼진 게 아닌가 착각하기 십상이었다. 엔진 구동이 없었기에 극대화된 정숙함이었다.
반면 고속도로로 들어서자 힘에 부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급히 스포트모드로 변경해 가속 페달을 밟았다. 결론은 속도를 즐기고 싶다면 굳이 이 제품을 권하고 싶지 않다는 것. 고속도로에서는 RPM이 4천을 넘어설 정도로 헐떡였다. 속도는 시속 140km까지 무난했다. 청도IC까지 초반 구간이 오르막 차로라는 측면도 있었지만 스포츠카 같은 소음이 상당했다. 고속도로에서 연비는 6.2ℓ/100km로 우리 식으로 환산하면 16km/ℓ 수준이었다. 엔진과 전기모터의 출력을 합한 시스템 최대 출력은 136마력. 연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단순했다. 시내 구간에서는 엔진 구동이 덜했지만 고속도로에서는 엔진의 힘이 따라줘야 했기 때문이었다.
CT200h는 스타일을 중요시하면서도, 연비에 비중을 크게 두는 합리적인, 4천만원대의 가격을 충족할 수 있는 전문직 여성들을 위한 자동차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 이유였다.
다만 시속 100km까지는 어떤 모드에서도 무리는 없었다. 급커브 오르막과 내리막이 뒤섞인 구간인 옛 팔조령 길에서 느낀 핸들링은 안정감을 줬다. 렉서스가 처음으로 적용한 기술인 횡방향 측면 댐퍼 시스템 덕분이었다. 상하뿐 아니라 측면으로 진동하는 부분에도 댐퍼를 적용해 소음과 진동을 줄였다는 게 제작사 측 설명이었다.
가격면에서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내비게이션과 메모리시트 등 일부 사양이 빠진 하위 모델인 '컴팩트 트랜디' 는 4천190만원, 리모트 터치 컨트롤, 하이브리드 에너지 모니터, 블루투스, 17인치 휠 등 약간 더 고급스러운 상위 모델인 '컴팩트 럭셔리' 는 4천770만원이기 때문이다. 연비와 안전성, 그리고 브랜드 파워를 택한다면 생각보다 낮은 가격일테지만, 4천만원대 가격의 국내산 자동차와 비교한다면 쉽지 않은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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