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다투지만 친구는 친구다" 인터넷 긴급 구호자금 밀물

입력 2011-03-14 10:33:15

일본 격려 메시지 봇물

사상 최악의 대지진 피해를 겪은 일본 국민을 위한 격려의 메시지가 인터넷을 가득 채우고 있다.

독도, 위안부 문제 등 불편한 한·일 감정을 접고 이웃나라 일본의 빠른 회복과 일본인의 피해가 더 없기를 기원하는 메시지가 트위터와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국내 네티즌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자발적인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지역민들도 희생자를 애도하며 빠른 복구를 기원했다.

해외 네티즌들도 극심한 공포와 피해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일본인들을 칭찬하며 힘을 불어넣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78jeremycho'는 "일본을 우울한 국가로만 단정했는데, 그들에게는 휴머니즘이 넘쳐났다. 일본에 힘을 주자"고 격려했다. 또 다른 이용자 'dhkang92'는 "동생은 무사히 돌아왔지만 뉴스를 보면 참 슬프다"며 "비록 자주 다투는 사이지만 친구는 친구다. 더 이상 희생이 없었으면 한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적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일본을 돕기 위한 모금활동도 벌어지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 개설된 '일본 북동부 지진 피해자를 돕자'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으며, 현재 1천200만원이 긴급 구호자금으로 쌓였다. 모금에 참가한 김서태 씨는 "이렇게 어려울 때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고 도와준다면 앞으로 한·일 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고 한류에 보내준 성원에도 보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시민들도 일본의 대지진으로 인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빠른 피해 복구를 기원했다. 대학생 김연호(24) 씨는 "갑작스런 지진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일본인들이 부디 빨리 일어나길 바란다"며 "후쿠시마 원전 등 방사능 피해 문제도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준호(36) 씨는 "독도 문제와 과거사 사과 등 민감한 문제는 적잖지만 대참사 앞에서는 누구나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며 "일본인들의 시민의식이 높은 만큼 하루빨리 복구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외 언론들도 일본의 빠른 복구와 구조를 기원했다. 영국 인디펜던트온선데이는 13일자에서 일본 국기 위에 일본어로 '힘내라, 일본. 힘내라, 도호쿠'(Don't give up, Japan. Don't give up, Tohoku.)라는 이례적인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자에 '불굴의 일본'이라는 사설을 통해 "대자연으로부터 타격을 당해도 살아남는 대비를 일본인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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