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발생한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인해 일본이 국가 비상사태를 맞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지진 관측 사상 역대 네 번째의 강진과 지진해일이 열도를 덮치면서 14일 현재 알려진 인명 피해만도 수천 명이 사망'실종하는 등 피해가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게다가 일부 원전의 폭발로 방사능 오염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등 여파가 한반도에까지 미치고 있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진앙지와 가까워 가장 큰 피해를 본 일본 동북 지역 이와테, 후쿠시마, 미야기현에 거주하는 1만 2천여 한국인들의 안전이다. 시시각각 전해지는 지진 피해 소식에 귀를 세우고 있는 국민들은 현지의 동포들이 피해를 입지나 않았는지 크게 걱정하고 있다. 외교부와 현지 공관, 민단 등이 백방으로 동포들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나 교통'통신 사정이 여의치 않아 애로를 겪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22가구 60여 명이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는데 무사를 기원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자연재해는 불시에 닥친다는 점에서 평소 철저한 대비가 중요하다.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물샐틈없이 준비해도 큰 피해를 낸다는 점에서 자연재해의 위력은 상상 이상이다. 이처럼 대규모 자연재해를 인간의 힘으로 막기는 사실상 힘들지만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경보 시스템과 도로'철도'발전소 등 국가 기간 시설, 산업 시설에 대한 비상 대책은 백번 강조해도 모자란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크고 작은 지진이 자주 관측되고 있다. 작년에 한반도와 인근 해역에서 일어난 지진만도 모두 42회에 달하고 올 들어서도 6회나 발생했다. 특히 울진 앞바다나 소백산맥, 포항~경주~울산으로 이어지는 활성단층대 등 영남지방은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만약 한반도에 규모 7.0 이상 강진이 발생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국내 건축물의 80%가량이 내진 설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현실에서 국민들도 지진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만 갖고 있을 뿐 비상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정부는 이번 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자연재해에 대한 국민 경각심을 높이는 동시에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철저히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손 놓고 있다 당한 후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