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협력업체와 나누자는 이익공유제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 회장은 어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앞서 "이익공유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누가 만들어낸 말인지, 사회주의 용어인지 공산주의 용어인지 도대체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익공유제는 한마디로 난센스라는 것이다.
이익공유제가 문제가 있는 발상임은 틀림없다.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난다는 거창한 얘기까지 들먹일 필요가 없다. 대기업의 초과이익 발생에 협력업체가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대한 객관적 측정부터 어렵다. 출발부터 문제가 꼬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의 발언은 많은 아쉬움을 낳고 있다. 이익공유제를 비판하기보다 이 같은 얘기가 나올 만큼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노력하지 않은 것으로 비쳐진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는 것이 더 적절했다.
이익공유제에 대해 적지 않은 중소기업과 국민들이 할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왜 이런 반응이 나오는가. 대기업은 살찌는데 중소기업은 피폐해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그 원인은 물론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한 중소기업 책임도 있지만 대기업의 단가 후려치기, 중소기업 기술 탈취 등 우월적 지위 남용에도 큰 원인이 있다. 이 회장은 이런 사실부터 새길 필요가 있다.
이익공유제는 동반성장 요구의 상징적 표현으로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재계는 이익공유제로만 시각을 좁혀 문제가 있느니 없느니 시비하기보다는 좀 더 큰 틀에서 어떻게 하면 동반성장을 정착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발언이 이익공유제뿐 아니라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 전반에 대한 반대의 표현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오해이거나 확대해석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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