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로변에서 아파트 속으로 이동중

입력 2011-03-10 10:01:14

'동네은행' 친근감 느껴…현금 유치 활발한 강점, 월배로 황금동 지점

대구 수성구 황금동 롯데캐슬골드 단지에 입점한 은행들.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대구 수성구 황금동 롯데캐슬골드 단지에 입점한 은행들.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우리 동네 은행'이라는 친근감을 줘 수신고를 높이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아파트 따라 금고 간다.'

금융 기관들이 위치 이동을 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대구지역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가 잇따르면서 통상 대로변을 따라 줄지어 있던 금융기관 지점들이 아파트 단지 내 상가로 속속 이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새로 입주하는 대단지 아파트는 어느 곳보다 현금 유치 가능성이 높다"며 "조그만 동네 지점이지만 목이 좋은 곳은 수천억원대의 수신고를 올리기도 한다"고 했다.

대구 지역에서 최근 5년간 아파트 단지 내에 새 둥지를 튼 금융기관 지점은 모두 30여곳.

대표적인 곳이 달서구 월배로.

상인네거리에서 글로리아웨딩까지 1㎞ 남짓한 구간에 무려 9곳의 금융기관 지점들이 들어차 있다. 이곳은 최근 몇 년 사이 주상복합 아파트인 대성스카이렉스와 계룡 리슈빌 등 8개 아파트 단지의 입주가 잇따라 시작되고 있다.

단일 단지로는 가구수가 가장 많은 수성구 황금동 캐슬골드파크(4천300가구)는 단지내 상가에만 대구은행과 우리은행 등 6개 금융기관 점포들이 밀집해 있다.

북구 침산네거리 인근도 마찬가지. 코오롱하늘채와 명성2차푸르지오 등 대단위 아파트가 2006년 이후 준공되면서 시중은행 지점들이 속속 들어섰다. 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대형 은행들이 잇따라 입점했다.

대로변을 벗어나 아파트 단지로 찾아든 은행 지점들의 경쟁력은 크게 두 가지.

'우리 동네 은행'이란 친근감을 줄 수 있고 쉽게 눈에 띄는 만큼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또 고객의 입장에서는 지리적으로 가까워 이용이 편리하다는 절대 강점을 갖고 있다.

금융기관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 내 지점 개설은 지역밀착화 및 고객의 이용편의성 제공을 통한 수신고 강화 차원"이라며 "대규모 아파트 단지 분양이 시작되면 금융권들이 상당한 관심을 갖는다"고 했다.

신협, 새마을 금고 등 2금융권도 경쟁에 뒤지지 않고 있다.

청운 신협은 올 들어 입주를 시작한 주상복합 아파트인 황금네거리 SK리더스뷰 단지 인근에 지점을 냈으며 지난 2009년에는 수성4가 코오롱아파트에 지점을 개설했다. 달구벌신협 역시 2007년 황금동 롯데캐슬골드 단지에 이어 2009년 지산동 대공원아파트에 범어지점을 개설했다. 또 단위조합인 동대구농협은 2년 전 수성3가 롯데캐슬 상가에 지점을 냈다.

금융권이 '밀착 경영' 차원에서 아파트 단지로 지점 이동을 하고 있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다.

통상 1개 지점을 개설할 경우 드는 비용은 임대료를 제외하고도 5억~7억원 정도. 안전장치, 금고 제작, CCTV 설치비와 인테리어 비용을 포함한 것이다. 이 때문에 지점 개설이나 이전은 최소 5년 뒤를 내다보고 계획한다는 것이 금융기관들의 전략이다.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지난 2년간 대구 지역 내 대규모 단지 입주가 많아 은행 지점들의 이전이 많았다"며 "당분간은 대단지 입주가 없어 은행 지점들의 이동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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