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장애 가진 후배들과 같이 수업…꿈만 같아"
"내가 축구하고 뛰어놀던 교정에서 동생들과 함께 뛰어놀면서 꿈을 주고 싶어요. 지적장애인들도 체계적인 특수교육을 받아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달 2일부터 자신이 공부하면서 꿈과 희망을 만들어 왔던 지적장애인들의 특수학교인 안동 영명학교에서 '특수교육 보조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조해수(24·사진) 씨.
조 씨는 지난 2월 영명학교 고등부를 졸업하고 특수교육 보조원 채용기준에 따라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 후배들을 가르치는 보조 교사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앞으로 조 씨는 특수교사들을 도와 학생이동을 맡거나 학생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등 어린 동생들이 학교 생활을 통해 바른 사회인으로 사회에 나가도록 보조 역할을 맡게 된다.
조 씨는 학교 측의 장애인 고용 정책에 따라 지난해 3개월간의 직업훈련 기간 동안 방과 후에 이 학교부설 영가재활원에서 A4용지를 생산하는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어 지병으로 고생하는 홀어머니의 약을 사드리는 등 지극한 효성을 지녀 칭찬이 자자하다.
특히 재학시절 축구선수로 활동하면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적장애인 축구 국가대표선수로 활약하는 등 밝은 성품과 성실한 태도로 여러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어 왔다.
한편, 안동 영명학교는 출신 학생들 가운데 보조원으로 일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 3개월간의 직업훈련을 거쳐 특수교육 보조원으로 임명해오고 있으며 지난해 처음으로 졸업생 조아림(19·여) 씨가 채용돼 일해오고 있으며 조 씨가 두 번째다. 이 학교에는 이들 2명을 포함해 모두 12명의 보조 교사들이 근무하고 있다.
조 씨는 "장애학생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특수교육 보조원으로 발탁된 것이 꿈만 같다"면서 "누구보다도 어린 동생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보조원의 역할을 누구보다도 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배영철 안동영명학교 교장은 "장애인 특수학교가 먼저 나서서 장애인 의무고용 정책을 지키려 했다. 지난해 첫 채용한 이후 무엇보다 아이들과 같이 호흡하고, 아이들의 어려움을 잘 아는 보조교사로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로 인해 두 번째 임용을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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