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오리온스 3위 KCC 꺾어
2m21의 하승진이 38㎝나 작은 김태우(1m83)를 막지 못했다.
9일 전주체육관. 꼴찌 대구 오리온스가 3위 전주 KCC를 87대83으로 누르는 이변을 연출하자 스포트라이트는 낯선 이름의 오리온스 김태우에게 맞춰졌다. 2군 무대가 더 익숙한 김태우는 박유민, 윤병학의 부상으로 모처럼 1군 무대에 설 기회를 잡았다.
오리온스 김남기 감독은 "너뿐이니 마음껏 기량을 발휘해보라"며 1번(포인트가드) 자리에 그를 기용했다.
2009년 2군 드래프트에서 오리온스에 지명돼 턱걸이로 프로에 발을 디딘 김태우는 이번 시즌 주전 선수들의 부진에 가끔 1군 무대를 밟았다. 모두 12경기에 나서 경기당 평균 10분을 뛰며 얻은 득점은 불과 14점. 그러나 김태우는 이날 천금 같은 기회를 자신을 알리는 최고의 시간으로 만들었다.
30분을 뛰며 만들어낸 기록은 19득점-6리바운드-4어시스트. 알토란 같은 기록을 넘어 김태우는 빠른 공수 조율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이미 꼴찌가 굳어진 오리온스에 지난해 11월 4일과 6일 울산 모비스를 상대로 거둔 연승 휘파람을 4개월여 만에 선사했다. 아울러 오리온스는 전주 원정 7연패 사슬을 끊었다.
김태우는 1쿼터부터 단단히 별렀다. 하승진을 앞에 두고 과감한 돌파를 시도했고 뛰어난 위치선정으로 거인들이 버티는 골밑에서 리바운드도 잡아냈다. 그동안 오리온스 가드진이 공을 오래 소유하다 패스타이밍을 잃어 흐름을 뺏기는 것과 달리 김태우는 패스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갔다. 공이 돌자 슛 공간이 열렸고 나머지 선수들은 림 속으로 공을 던져 넣었다.
코트를 시종일관 누볐던 김태우는 4쿼터 종료 4분을 남겨두고 종아리에 경련이 일어 벤치로 물러나야 할 만큼 뛰고 또 뛰었다. 결국 초반 리드를 끝까지 지켜낸 오리온스는 막판 강력한 압박수비로 추격에 나선 KCC를 따돌렸다. 맥카스킬이 20점-13어시스트-6리바운드로 전천후 활약을 펼쳤고 허일영(19점 3점슛 4개) 이동준(16점-5리바운드) 박재현(8점) 등도 팀 승리를 뒷받침했다.
13승37패가 된 오리온스는 11일 이번 시즌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원주 동부를 대구로 불러 시즌 첫 3연승에 도전한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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