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삼국사기'는 삼국사기에 수록된 여러 가지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유물 등을 과학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우리 조상이 자연과학을 얼마나 지혜롭게 사용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장영실보다 거의 700년 전인 삼국시대에 있었던 '물시계'와 여기에 중국 물시계와 이슬람의 자동시보장치 원리를 가미한 혁신적 기기인 장영실의 '자격루', 로마 양식으로 제작된 황금 보검이 신라에서 발견된 이유 등 교과서나 기타 역사서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삼국시대의 놀라운 과학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들려주고 있다.
예를 들어 '을지문덕의 살수대첩' 편을 살펴보자. 흔히 우리는 고구려의 물막이 공사와 둑 폭파로 이어지는 전술을 통해 수나라의 대군을 물에 잠기게 하면서 대승을 거뒀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수십만의 군인들을 물에 잠기게 할 정도의 물량 계산과 정확한 타이밍에 둑을 폭파해 모두를 물에 잠기게 할 수 있는가 등을 수학적으로 풀어 설명한다. 결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힌다. 즉 살수대첩의 대승은 물 폭탄보다는 산협 지형을 이용한 게릴라 전술과 수나라의 작전을 꿰뚫어 방해함으로써 얻은 승리라고 우리에게 설명해준다. 총 19편으로 나뉜 내용은 간혹 지나치게 학술적인 서술로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360쪽, 1만6천원.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