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린이집 이 지경인데도 당국은 뭘 했나

입력 2011-03-04 11:02:12

당국의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지역의 어린이집 운영이 엉망진창이다. '썩은 달걀 간식' '곰팡이 칫솔' 등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정부 보조금을 타내려고 허위 조작까지 하는 등 부정 비리가 만연해 있다. 비록 일부 어린이집의 사례라고는 하지만 운영자들의 무책임과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다.

깨끗한 시설과 환경에서 길러도 모자랄 우리 아이들이 썩은 달걀 간식에다 곰팡이 칫솔, 바퀴벌레가 들끓는 열악한 환경에 방치돼 있다는 것은 대구 어린이집들의 부실하고 낙후된 운영 실태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게다가 다문화가정에 대한 정부의 보육료 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경북 지역의 상당수 어린이집들이 해외로 나간 아이들까지 허위로 청구하다 적발된 것은 돈이라면 양심까지 파는 어린이집 운영자들의 윤리 의식이 위험 수준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린이집은 그 사회의 가장 기초적인 보육 시설이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나고 또 건전한 사회성을 갖도록 질 높은 교육은 물론 좋은 환경과 위생 등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배려하고 체계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이처럼 어린이집의 역할과 기능은 선진 사회를 가늠하는 잣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국이 관리에 손 놓고 있는 사이 운영자는 물론 보육 종사자들까지 책임감은 고사하고 그저 돈벌이로 여기면서 결국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당국은 지금이라도 지역의 어린이집 전체를 대상으로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들이 없도록 해야 한다. 당국의 무관심과 관리 소홀이 부모들을 불안하게 하고 결국 어린이집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어린이집 운영에 보다 관심을 갖고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