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사계'의 안토니오 비발디

입력 2011-03-04 09:13:54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만큼 친숙한 클래식 음악도 없다. 클래식이라면 손사래를 치는 이들도 이맘때쯤 '봄'을 듣고 나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맑은 시냇물이 얼음 사이로 졸졸 흐르고 들판에 푸른 새싹이 돋아나는 듯한 느낌이 그대로 가슴에 전해온다.

'사계'의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1678~1741)는 가톨릭 신부였다. 1678년 오늘,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성당 바이올린 주자의 아들로 태어나 15세 때 신학교에 들어갔다. 본래 몸이 약하고 숨이 차서 미사를 집전할 수 없었기에 평생 음악에 전념했다. 1703년부터 죽기 직전까지 여자 고아원 겸 학교인 '피에타 구빈원'에서 바이올린 교사로 일하며 아이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합창단을 위해 수백 곡을 썼다. 그의 곡은 활발한 리듬과 노래하듯 아름다운 선율이 특징인데 사제로서, 교사로서의 성품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빈을 방문했다가 빈곤 속에 여관에서 객사했고 병원 묘지에 쓸쓸히 묻혔다.

당대에는 가장 인기 있는 작곡가 겸 연주자였으나 바로크 음악이 퇴조하면서 19세기 때 완전히 잊혔다. 그러다 20세기 초 바흐의 연구자들이 그의 유품 속에서 '사계' 악보를 발견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곡가로 부활했다.

박병선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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