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KBS1 TV 명화극장 '허트 로커' 27일 0시 55분

입력 2011-02-26 09:00:00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는 작년에 전 세계 역대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최고의 화제작이었다. 하지만 아카데미에서만큼은 '아바타'는 참패하고 말았다. '아바타'를 제치며 아카데미 6개 부문 수상의 위업을 이뤄낸 영화가 바로 '허트 로커'다. 특히 이 영화의 감독 캐스린 비글로우는 제임스 캐머런과 부부였던 사이여서 더욱 많은 화제를 뿌렸다.

여성 감독 특유한 섬세한 심리 묘사와 탁월한 연출력으로 영화계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라크를 배경으로 폭탄 제거반의 얘기를 다룬 이 영화는 폭탄 제거 현장의 생생한 긴장감과 공포, 전쟁의 비인간적인 잔혹성과 그 안에서 꽃피는 인간애 등을 치밀하게 그려내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폭발물 제거반이라는 특수 임무를 띠고 이라크에 파병된 샌본 병장과 엘드리지 상사는 임무 수행 중 불의의 사고로 톰슨 팀장을 잃는다. 톰슨에 대한 신의가 깊고 끈끈한 우정까지 쌓았던 두 병사는 죽은 톰슨을 대신한 제임스라는 새 팀장을 맞이한다. 하지만 새로 부임한 제임스는 폭발물 제거 현장에서 독단적이고 무리한 행동을 일삼으며 본인뿐 아니라 팀원들까지 위험에 빠트린다. 늘 팽팽한 긴장과 불안감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샌본과 엘드리지는 새 팀장에게 불만을 표시하고 갈등이 깊어진다.

하지만 사막 한복판에서 갑자기 적을 만나 교전을 벌이면서 샌본과 엘드리지는 제임스와 신뢰를 쌓는다. 그러던 중 유조 탱크 폭발 사고가 나자 폭발물 제거반은 현장 조사를 나가게 된다. 현장에 도착한 제임스는 참혹한 현장 모습에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범인을 잡기 위해 무리한 수색작전을 펼치기 시작하는데….

아카데미를 비롯한 세계 유수 영화제와 언론으로부터 가장 극찬을 받은 부분은 바로 실제 전장 속 한복판에 있는 듯한 모습을 사실적으로 선보였다는 점이다. 폭탄 테러범들이 숨겨놓은 폭발물의 공포 속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긴장감을 갖고 살아가는 주민들과 군인들의 생생한 모습을 담았다.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 변화 하나 놓치지 않고 실제 위기에 처한 병사들의 모습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생생하다. 때론 강하게 때론 약하게 강약을 조절하며 영화에 사실적인 느낌을 배가시키는 음악도 이 영화의 백미 중 하나이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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