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동기표' 학교 활성화 방안을 기대한다

입력 2011-02-25 11:03:13

우동기 대구시 교육감이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관행적으로 중등 출신의 몫이던 자리에 초등 출신을 임명하고, 초등 출신 자리는 중등 출신 인사로 맞바꾼 것이다. 많은 본청 장학관 장학사를 학교로 배치하고, 20개 초'중'고에는 공모 교장을 임명했다. 인사 원칙은 초'중등 벽 파괴, 연공서열 타파, 능력 우선이었다.

이번 인사는 신선하게 받아들인다. 특히 중등 출신이 독식했던 교육국장 자리에 초등 출신을 처음 임명한 것은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교육청은 그동안 외부의 급격한 변화와 관계없이 서열과 정해진 자리를 고수해온 무풍지대였다. 조직은 안정적이지만 매너리즘에 빠져 변화에 대한 대처가 부족하고, 활력이나 효율성이 떨어져 늘 개혁을 요구받았다. 이번 인사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한 교육청의 구체적인 행동이라는 점에서 주목한다.

그러나 단순히 자리를 바꿨다고 개혁이 이뤄지지는 않는다. 수요자인 시민 입장에서 보면 초등'중등 출신의 몫만 서로 바꿨을 뿐이다. 이번 인사의 성패는 앞으로 이들이 얼마나 맡은 일을 잘 추진해 달라진 대구 교육 행정의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바꿔도 똑같다면 오히려 조직만 뒤흔든 꼴이 되고 만다.

대학 총장 출신인 우동기 교육감에 대해 거는 기대는 크다. 늘 '우동기표' '우동기식'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것이 그 예다. 개혁의 첫 단추를 꿴 만큼 이제는 '우동기표 학교 활성화 방안' 마련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복잡한 대학 입시와 정부의 사교육 줄이기 방침에 따른 각종 규제로 어느 때보다 학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인사에서 시작한 개혁의 바람을 일선 학교에까지 이어질 수 있게 하는 정책 마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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