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깨는 아파트 시장 재분양 기지개

입력 2011-02-22 07:53:15

부동산 시장 침체로 공사를 중단했던 아파트 단지들이 겨울잠에서 깨고 있다.

미분양이 줄고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분양률 저조로 사업을 중단했던 단지들이 평형 및 가격 재조정을 통한 재분양 준비에 나서고 있다.

대구에서 아파트 단지 착공에 들어갔다 시공사 부도나 분양 시장 침체로 사업을 중단한 단지는 2006년 이후 모두 15개, 가구 수로 따지면 7천여 가구에 이른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현재 4, 5개 이상 사업 중단 단지가 올 상반기 사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이어지면 사업 재개 단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목받는 재분양 단지

공사가 중단된 대구 지역 내 15개 아파트 단지는 시공사 부도 현장을 빼고는 대부분 터파기 등 기초 공사만을 마친 상태에서 사업이 중단됐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초기 분양률이 저조하면서 시공사들이 스스로 현장 문을 닫은 경우.

올 상반기 사업 재개를 준비 중인 단지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수성구 범어동 '파크 더스타'와 달서구 감삼동 '오블리제' 및 북구 태전동 '하우젠트' 단지.

화성산업이 2006년 12월 분양했다 사업을 중단한 '파크 더스타'는 당초 298가구에서 510가구로 변경해 올 5월쯤 분양에 들어갈 계획이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당초 40평형 및 50평형으로 구성된 단지를 20평형대 오피스텔과 30평형대 중심의 아파트로 재구성해 분양할 계획"이라며 "40평형대는 50여 가구 정도"라고 밝혔다.

달서구 감삼동 '오블리제' 단지는 태왕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현장으로 삼정에서 인수해 올 상반기 분양한다. 2007년 분양 당시 가구 수는 510여 가구로 중대형 위주 단지였지만 재분양에서는 전용면적 60~85㎡의 중소형 아파트가 전체의 90%를 넘고 가구 수도 760가구로 늘어난다.

'파크 더스타' 및 '오블리제' 단지는 상대적으로 입지가 양호하고 공급난이 빚어지고 있는 중소형 위주로 구성돼 있어 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라주택도 지난 2008년 분양했던 북구 태전동 하우젠트 단지 재분양을 준비 중이다.

한라주택 관계자는 "30평형 및 40평형으로 구성돼 있던 단지 구성을 20평형 및 30평형으로 변경했다"며 "전체 가구 수는 381가구에서 447가구 이상으로 늘어나지만 중소형 전세난을 감안하면 분양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극동건설의 중구 남산동 스타클래스 단지(전체 900가구)도 재분양을 준비 중에 있으며 동화주택은 C&그룹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시지 우방 유쉘 2차 단지를 인수해 분양할 예정이다.

동화주택은 단지 내 가구 구성을 중대형에서 전용 면적 60~85㎡ 사이의 중소형 위주로 변경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분양 가구 수도 290가구에서 350가구로 늘어나게 된다.

▶분양 전망은

올 상반기 재분양을 준비 중인 단지들에 대해 부동산 업계는 '괜찮은 성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 단지가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고 단지 구성을 중대형에서 중소형으로 대폭 바꿔 분양 시장 '재도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시공사 관계자들은 "아직 최종 분양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2005년 전후의 분양 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종 분양 가격은 현재 부동산 시장 매매가에 근접한 가격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사업 재개 단지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은 입주가 빠르다는 점.

아파트 공사 중 상대적으로 공기가 긴 터파기나 기초 공사 도중 공사가 중단된 현장이 많아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이 신규 단지보다 최소 5, 6개월 정도 빠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 중소형 아파트가 공급 부족에 따른 전세난을 겪고 있어 사업 재개에 나서는 단지들이 적정 가격을 가진 중소형 아파트를 분양한다면 전체 아파트 시장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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