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스타기업 '전진바이오팜'…향토기업에 전세계 박수

입력 2011-02-21 09:53:02

식물 추출물로 곤충 쫓다

조류 기피제 세계 1위 기업인 전진바이오팜, 바이오 분야 대구 유일 스타기업인 전진은 올해 모기 퇴치제로 세계 평정에 나선다.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조류 기피제 세계 1위 기업인 전진바이오팜, 바이오 분야 대구 유일 스타기업인 전진은 올해 모기 퇴치제로 세계 평정에 나선다.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2007년 미국 미네소타주 교량 붕괴 사고와 2009년 뉴욕 항공기 추락 사고의 공통점은?

정답은 '새'(Bird)에 의한 사고다. 미네소타주 교량 붕괴 사고는 비둘기 배설물에 의한 강판 및 구조물 부식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고, 뉴욕 항공기 추락 사고는 조류 충돌(Bird Strike)로 발생했다.

조류에 의한 국내외 경제적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조류 배설물이나 둥지는 각종 건축 구조물의 오염 및 파괴 원인이 되고, 전봇대·고속철로의 합선 및 정전 사고로 이어지는가 하면, 이동통신 기지국 및 중계기의 송수신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2004년 달서구 호산동 대구테크노파크 벤처공장에 입주한 '전진바이오팜'(대표이사 이태훈)은 국내 유일의 '조류 기피제'(제품명 닥터배트) 생산 기업으로, 조류에 의한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세계 1등 제품을 개발한 업체다.

바이오 분야 대구 첫 스타기업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도 경쟁 상대를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조류 기피제의 주성분은 페퍼민트와 레몬 등 식물 추출 물질이다. 조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각종 구조물에 쉽게 바를 수 있는 젤형 제품으로 개발해 시각, 후각, 촉각, 미각 등 조류의 다중 감각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인체에 무해한 미국식약청(FDA) 목록 성분으로 제조해 친환경적이고, 새총·그물망·경보음 등 그때그때 대처해야 하는 기존 퇴치법과 달리 한 번 발라두면 2년 이상 효과가 지속된다.

조류기피제의 기술적 가치는 정부가 인정했다. 2009년 8월 지식경제부는 전진바이오팜이 개발한 조류기피제에 신기술우수제품(NEP·New Excellent Product) 인증을 했다. NEP는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한 신기술이나 기존 기술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기술을 적용해 만든 신제품을 정부가 인증하고, 공공기관 의무 구매 등을 통해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제도.

전진바이오팜은 NEP 인증 이후 지금까지 한국철도공사 동대구역, 서울지하철 1호선, 한국전력공사 안동전력소, 서울시 모래내 고가차도, 인천항만, 공군전투비행단, 창경궁 등 국내 유수의 각종 건축물과 싱가포르·일본·인도네시아의 공원·호텔·레스토랑 등지에 조류기피제를 제공해 왔다.

이태훈 대표는 "NEP에 이어 까다롭기로 소문난 독일, 영국, 일본, 싱가포르 통관 기준도 지난해 말까지 모두 획득했다"며 "새해부터 해외 현지 5개 법인을 통해 전 세계 14개국에 대한 조류기피제 수출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 최대 방제 회사 셈코(SEMCO)와 독점 계약을 체결해 다음달 8일 셈코의 현지 4천 개 지점에 대한 조류기피제 론칭 행사를 가진다.

전진바이오팜은 조류기피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2의 세계 1등 제품에 도전한다.

국내 1천700억원대, 전 세계 14조원대로 추정되는 '모기 기피제' 시장에 한판 승부를 거는 것. 지난 40년간 세계 모기약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주성분은 'DEET'라 불리는 합성물질이다. 중추신경계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피부 알레르기 반응으로 피부염까지 발생시킬 수 있는 독성물질이지만 마땅한 대체 성분이 없다. 소수의 천연물질이 상품화돼 판매되고 있으나 DEET에 비해 효과가 현저히 떨어져 과학적 효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전진바이오팜이 개발한 모기기피제는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성분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른바 'JJ(전진바이오)-AMIZ'로 명명한 천연물질은 쑥, 멀구슬나무, 씀바귀, 산초 등 산야초 추출물. 독성이 전혀 없고, 까다로운 기후 조건에서도 장시간 지속된다. 이 대표는 "반경 49.6㎡까지 향이 퍼지고 60일 이상 효능이 지속되는 자연 기화형(방향제 개념) 리필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며 "각종 독성 시험에서 기존 합성물질보다 훨씬 안전한 연구 결과를 얻어 냈다"고 밝혔다.

전진바이오팜의 모기 기피제는 4월부터 전국 약국에서 동시 판매된다. 국내 굴지의 약품 도매업체가 모기 기피제의 상품성에 매료돼 이달 17일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를 넘어 다국적기업 월마트와 미국 씨어스백화점 판매 계약 역시 초읽기에 돌입했다. 전진바이오팜은 조류기피제를 수출해 온 세계 14개국에도 곧 모기 기피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007년 스타 기업 선정 당시 60여억원에 그쳤던 매출도 지난해 190여억원에 이어 올해는 해외 수출에 힘입어 3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태훈 대표는 "박사급 연구원과 해외 영업 인력 확보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며 "세계 1위의 기피제 분야 기술력이 전진바이오팜의 최대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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