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오키나와 리포트] 톱타자 일찌감치 낙점 김상수

입력 2011-02-18 08:57:42

류중일 '화끈 야구' 내가 책임집니다

김상수가 올 시즌 삼성의 공격 물꼬를 트는 톱타자로서, 내야수비의 중심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두성기자
김상수가 올 시즌 삼성의 공격 물꼬를 트는 톱타자로서, 내야수비의 중심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두성기자

삼성 라이온즈 유격수 김상수에게 2011시즌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이다. 지난시즌 박진만의 부상과 부진 공백을 메우며 삼성의 정규시즌 2위에 디딤돌을 놨지만 국민 유격수 박진만을 넘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박진만이 돌아오면 언제든 자리를 내줘야 하는 백업 요원 신세였다.

그러나 올 시즌, 김상수의 입지가 확 달라졌다. 박진만이 SK 와이번스로 이적하면서 김상수는 더 이상 '아기 사자'가 아니라 삼성의 내야를 지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은 것. 더욱이 류중일 감독이 김상수를 톱타자로 사실상 낙점하면서 '화끈한 공격 야구'의 첨병 역할까지 맡게 됐다.

김상수 자신도 주어진 임무의 무게를 잘 알고 있다. "올해는 저의 야구 인생을 결정할 아주 중요한 해입니다. 대학에 진학했다면 3학년이 되니 또래 친구들이 인생 목표를 잡듯 저도 저를 각인시킬 확실한 야구 색깔을 보여야 할 때가 됐습니다."

목표는 이미 세워뒀다. '오대석-류중일-박진만'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유격수 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만큼 안정된 수비와 그동안 조금 모자란다 싶었던 타자로서의 매서운 맛도 보여주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난 2년간 1군 무대에서 뛰며 수비는 자신감이 많이 생겼습니다. 올해는 타석에서도 공격의 물꼬를 트는 톱타자로서, 그리고 루상에 나가서는 빠른 플레이를 펼쳐 중심타선에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타율 0.270에 도루 40개를 넘어서겠다는 게 김상수가 그리는 시즌 성적표다. 40도루는 1996년 김재걸(현 삼성 코치) 이후 삼성에서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김상수는 지난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474(19타수 9안타) 5타점 5득점으로 맹활약했지만 정규시즌에는 타율 0.245(282타수 69안타)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데뷔 첫해 LG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서 5타수 2안타를 때리는 등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질주하며 돌격대장으로 자리 잡는 듯했지만 상대 투수들에게 약점이 노출되면서 초반기세를 끝까지 몰아붙이지 못했다.

"지난 두 시즌에는 손가락 부상과 A형 간염으로 한 달씩 뛰지 못했습니다. 현재 아픈 곳도 없고 몸 상태도 좋습니다. 남은 기간 체력과 모자라는 점을 보충해 올해는 기필코 풀타임을 소화하며 목표를 이뤄내겠습니다."

류중일 감독은 "수비가 안정된 (김)상수가 올해 타율 0.260에 출루율 0.350 이상만 해준다면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괌을 거쳐 오키나와 전지훈련까지 힘든 과정을 잘 견뎌오고 있는 김상수가 경북고 대선배이자 같은 유격수 출신 류중일 감독에게 데뷔 첫해 우승의 감격을 안겨줄지 벌써 기대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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