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오늘 오전 1시21분 독일 동부의 고도(古都) 드레스덴. 영국 폭격기 520여 대가 180t의 폭탄을 퍼부었다. 1월 13일부터 15일까지 5차례에 걸친 '천둥작전'의 2차 폭격이었다. 모두 4천여t 폭탄이 투하된 이 작전으로 드레스덴은 완전히 파괴됐고 13만 명 이상이 타죽었다.
이 작전을 지휘한 이가 '폭격기' '백정'이란 별명의 영국공군사령관 아서 T. 해리스(1892~1984)다.
'융단폭격'이란 말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흥행대박 영화를 가리키는 '블록버스터'란 말도 그에게서 비롯됐다.
원래는 그의 폭격대가 투하한 고폭탄 이름이었다. 한 구역을 날려버릴 만큼 위력적인 폭탄이란 뜻이다. 함부르크를 시작으로 쾰른, 프랑크푸르트 등 독일 주요도시 대부분이 그의 무차별 전략폭격에 희생됐다. 독일국민의 항전의지를 꺾는다는 것이 목표였다.
1942년부터 1945년까지 이들 도시에 뿌려진 폭탄은 85만t, 민간인 사망자는 60만여 명에 이른다. 그러나 그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적국의 민간인도 적이다. 적을 위해 눈물을 흘릴 필요가 없다." 종전후 폭격의 실상이 드러나자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도시 폭격이 종전을 앞당겼다는 신념을 결코 버리지 않았다.
정경훈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