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신풍속도
9일 오전 대구 중구 남산동 경북공업고등학교. 삼삼오오 짝을 이룬 졸업생들이 꽃과 카메라를 손에 들고 강당으로 향했다. 교문에는 선생님들이 모여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제자들을 반갑게 맞았다. 녹색 정복을 입은 아줌마 13명이 '우리 아이 안전지킴이'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졸업식장에 나타났다. 아줌마들은 '패트롤맘'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들은 학교 안팎에서 학생들에게 탈선 예방을 위한 전단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강당으로 향하던 학생들은 걸음을 멈추고 모두 '패트롤맘'을 신기한 듯 쳐다봤다.
9일부터 시작된 대구지역 중·고교 졸업식에 '알몸 졸업식' 등 일탈 졸업식은 찾을 수 없었다. 딱딱한 경찰이 아닌 학부모 '패트롤맘'이 학교를 지켰고, 지루한 졸업식 대신 밴드를 초청한 '축제 졸업식' 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이진갑 '패트롤맘' 대구시지부장은 "요즘처럼 학교 안전이 위협받는 시기에 어머니들이 앞장서면서 학생들도 좋아하는 것 같다. 이번 신학기부터 본격적인 일탈 예방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대구 와룡고등학교는 졸업식을 '축제'로 만들었다. 교장선생님과 학교운영위원장 등 참석인사들의 축사로 이어지는 지루한 졸업식을 탈피해 졸업생과 재학생이 중심이 된 밴드 공연으로 졸업식을 대체했다.
이어 2학년 후배들로 구성된 밴드가 나와 춤추고 노래를 부르자 졸업생들이 무대에 올라 답가를 불렀다.
이 학교 이명규 운영위원장은 "아이들이 지겨워하는 축사나, 격려사 등의 행사를 모두 생략하고 축제 형식의 졸업식을 마련했는데 학생들이 무척 좋아했다. 이런 졸업식 문화가 확산되면 일탈된 졸업식은 발붙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리중 졸업식도 '대구 금관 앙상블'의 연주와 교내 합창제에서 인기몰이를 한 신현국(3년) 군 등 3명의 합창으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졸업식장 벽면에 마련된 스크린에는 학교 생활이 담긴 사진들이 선을 보였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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