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을 넘긴 만학도가 향학열로 암을 극복하고 학사모를 쓰게 됐다.
사연의 주인공은 17일 대구과학대학 부동산과를 졸업하는 박재용(63·사진)씨. 가난 때문에 중학교 졸업 후 학업을 접어야 했던 그는 경북 상주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면서도 전통예절지도사와 장례전문지도사 자격증을 따는 등 배움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았다.
그런 박 씨에게 2006년 직장암 판정이 내려졌다. 절망에 빠진 다른 암환자들과 달리 그는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결심하고 중단했던 배움의 길을 다시 이어갔다. 투병 중에도 안동고등학교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했으며, 2009년 3월에는 대구과학대학 부동산과에 입학해 자식보다도 훨씬 어린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향학열을 불태웠다.
특히 박 씨는 직장암 수술로 인해 장루(인공항문)를 옆구리에 차고서도 상주에서 대구까지 직접 운전하며 2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해 귀감이 됐다. 그뿐만 아니라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동안 대학에서 실시하는 특강에 참여해 역학상담사, 부동산경매사, 부동산권리분석사 등 여러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풍수지리연구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인 박 씨는 그동안 준비해온 전통예절기제사에 관한 책도 곧 출간할 예정이다.
박 씨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다 보니 몹쓸 병도 극복할 수 있었다"며 "공부와 집필, 사회봉사활동에 여생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과학대학은 17일 학위수여식에서 박 씨의 도전정신과 향학열을 높이 사 면학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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