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마다 무료진료봉사…"외국인 근로자·새터민 모두 오세요"
"먼 외국 땅에서 외롭게 사는 이주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건강을 보살피겠습니다."
대구시의사회 의료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손경식(60) 단장. 그는 의료봉사단이 올해부터 실시하는 이주민 무료진료 봉사활동이 이념이나 민족, 국가를 뛰어넘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작은 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의사회 의료봉사단은 의사회관 1층에 진료실 2곳을 마련해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 다문화가정, 새터민 등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무료 진료를 펼치고 있다. 의료진은 봉사단원 61명 가운데 의사 3~5명이 교대로 진료하고 간호사 2명은 파티마병원에서 지원받고 있다.
진료실에는 심전도·초음파 기기 등 의료 기기를 구비하고 내과, 외과 등 과목별 진료와 투약은 물론 당뇨, 혈당검사, 단순 처치까지 현장에서 해준다. 진단과 수술을 할 때는 봉사단원이 운영하는 병원과 연계해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했다.
손 단장은 이주민 무료진료는 일시적인 사업이 아니라 계속사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의사회 의료봉사단은 이 밖에도 올해 쪽방 노인, 노숙자, 노인정 등 방문진료를 할 계획이고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선수들을 대상으로 의무 의료봉사활동을 펼친다고 전했다.
대구시의사회 의료봉사단은 지난해 4월 창단한 이후 다양한 무료진료를 해왔다. 창단 기념으로 작년 4월 대구 가창초등학교에서 지역 주민 57명을 진료했고, 10월에는 남산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에서 주민 70명, 11월에는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이주민 130여 명을 대상으로 내과, 외과, 가정의학과 상담과 약품 투여 등 진료를 펼쳐왔다.
"봉사라는 것은 하나의 섬김이라고 생각해요.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입니다. 국제구호활동을 하는 한비야 씨도 봉사가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까."
손 단장은 해외의료 봉사활동에도 열정적이다. 삼덕교회 해외의료선교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벌써 7년째 봉사단을 꾸려 한 해에 1, 2차례 해외의료 선교활동에 나서고 있다. 2005년 연해주와 두만강 접경지역인 연길을 시작으로 태국 치앙마이 산족, 필리핀 민도르섬, 피지섬,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몽골, 사할린 등지에서 왕성한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다.
"필리핀 민도르섬 의료봉사 땐 얼마나 오지인지 차를 타고, 배를 타고 다시 차를 타고 현지에 도착했죠. 고생은 많았지만 진료를 하면서 심장병 아이를 발견했는데 호적도 없었어요. 아이의 여권을 만들어 대구 동산병원으로 데리고 와 무료로 수술을 받게 해준 게 아직도 보람으로 기억됩니다."
피지섬 밀림지역에서 인도 이주민들을 진료봉사하면서도 원주민 중에 심장병을 앓는 교사 한 명을 한국에서 수술받게 해주었고, 사할린 지진 피해지역 의료봉사에서도 선교사 1명이 심장 이상을 보여 치료를 받게 해주었다.
그는 올해 5, 8월 두 차례 30여 명의 의료진을 꾸려 태국 치앙마이 산족 및 몽골 지역에서 해외 의료봉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2009~2010 대구시기독의사회 회장을 맡으면서도 해외 의료후원에 앞장섰다. 아프리카 우간다 베데스다 선교병원 건립 후원 자선음악회를 열어 후원금 1천500만원과 내시경 기기를 제공했고, 베트남 롱안시 세계로병원 고엽제 어린이를 돕기 위한 후원 음악회를 개최해 1천500만원을 지원했다.
그가 몸담고 있는 드림병원은 설립 2년 만에 내시경 검사 3만 건을 기록하면서 소화기 질환 전문병원으로 자리매김했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 이주민들에게 무료로 내시경 검사를 해주고 있다. 그는 노인환자 진단·치료를 위해 지난 2008년 대구·경북노인의학회를 설립해 3년간 초대회장을 맡았고 현재는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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