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물량 감소탓…매매가격엔 영향 적을 것
대구 지역 아파트 전세난이 심상치 않다.
중소형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최근 대형으로까지 확산되고 있고 일부 지역은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같은 전세난은 임대 선호 현상에다 입주 아파트 공급 부족과 이에 따른 가수요가 겹친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입주 물량 감소에다 경기 회복 등에 따른 전세 가격 상승이 매매가 상승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예년과 달리 전세난이 매매가 상승을 이끄는데 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5년 만에 전셋값 최대 상승. 원인은
"3천 가구가 넘는 단지에 전세 매물이 딱 3채 있습니다. 이마저도 모두 50평이 넘는 대형입니다. 30평형은 대기 수요만 50~60가구가 넘습니다."
금융 위기에다 신규 입주아파트가 쏟아진 2006년 하반기 이후 몇 년간 가격 약세를 면치 못했던 수성구의 A 아파트 단지. 한동안 50평형 이상 대형 아파트는 세입자나 주인이 이사를 떠난 뒤 수요자가 없어 6개월 이상 빈집으로 남아 있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업소를 도배했던 '급매물'과 '전세' 광고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권오인 중개사는 "겨울을 지나면서 임대나 매매 물건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이 단지뿐 아니라 대구 전역 대단지가 비슷한 현상이며 신규 입주 아파트가 적어 전세난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주택 가격 조사에 따르면 2010년 대구지역 전셋값 상승률은 6.3%. 2007년 이후 내리 3년간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상승을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11월은 1.1%, 12월과 올 1월은 각각 0.8%씩 상승해 단기 가격 동향으로는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셋값 상승의 1차적 원인은 입주 물량 급감이다. 2008년 3만 가구를 넘었던 대구 지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 1만700가구로 줄었고 올해는 임대 물량을 포함해 7천여 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내년 입주 물량 또한 올해와 비슷한 상황이다.
또 임대로 전환된 미분양 아파트 감소도 '겨울 전세난'의 원인이다. 대구 지역 미분양 아파트 중 건설사가 임대로 전환한 아파트는 1만 가구 정도. 이중 지난해 하반기에만 3천600가구가 2년 계약이 끝나면서 임대 시장에서 사라졌고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3천여 가구씩 임대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한편, 임대 선호 현상도 전세난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부동산 114 이진우 지사장은 "금융위기에 따른 집값 하락과 1가구2주택 양도세 중과 등의 영향으로 상당수 수요자들이 매매보다는 임대를 선호하고 있다"며 "전세난을 우려한 봄철 수요까지 몰린 것도 전세난 심화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전세난이 미치는 매매가 영향 크지 않을 듯.
통상 전세난은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전세 물건 품귀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근접하면 매수 심리가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현재 전세난의 파괴력은 예전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견해가 많다.
전세 가격이 반등은 하고 있지만 지난 3년간 전세 하락폭이 워낙 컸고 아직도 1만 가구를 넘는 미분양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 가격의 경우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1월 가격이 2007년 2월과 같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미분양은 1월 현재 대구에 1만3천 가구가 있고 이 중 준공 후 미분양은 9천500가구다. '불꺼진 아파트'가 아직도 1만 가구나 있는 셈이다. '전세 품귀 속'의 '1만 가구 미분양'은 수급 불균형이 원인이다.
분양대행사 리코 D&C의 전형길 대표는"집을 찾는 사람들은 중소형, 낮은 가격을 원하지만 대다수 미분양은 중대형이거나 분양 가격이 높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준공 후 미분양 중 전용 면적 85㎡ 이상의 중대형은 7천 가구로 72%를 차지한다. 특히 전세난의 진앙지인 달서구와 수성구는 85㎡ 이상 중대형이 각각 2천100가구와 2천600가구에 이른다. 결국 중대형 아파트는 미분양 물량이 매매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소화되기 시작하면 '물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은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중소형은 상승 여지가 높지만 부동산 시장의 전례를 볼 때 '중소형만의 상승'은 뚜렷한 가격 한계가 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2006년 이후 분양 시장이 냉온탕을 오가면서 입주 물량이 줄고 전세 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분양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전·월세 시장은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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