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마인드·목표·절친 수험생의 '행복 3박자'
올해 수험생이 된 대건고 2학년생 29명을 대상으로 '행복 설문'을 했다. '행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가짐(14명),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용기(9명),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과 관계(4명)라고 답했다.
오태규 군은 "사르트르가 인간은 B(Birth·태어남)과 D(Death·죽음) 사이에 있는 C(Choice·선택)이라고 말한 것처럼 결국 선택에 의해 행복이 결정된다"며 "선택을 한다는 그 자체가 행복이며, 인간의 특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버드대에서 행복학 열풍을 불러일으킨 탈 벤-샤하르는 저서 '해피어'를 통해 불행한 사람의 유형을 3가지로 나눴다. 미래의 성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저당잡힌 '성취주의자', 순간의 즐거움만을 좇다 무료함의 늪에 빠진 '쾌락주의자', 과거의 실패에 발목잡혀 스스로 행복을 포기한 '허무주의자'가 그것이다. 이 3가지 유형에 빠지지 않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긍정적인 마음가짐
'긍정적 마음'을 행복의 요건이라고 답한 학생들은 매우 주관적이며 감정적인 행복을 중요시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 만족하려 노력하고, 남과 더불어 사는 이타적인 행동을 하며, 즐겁고 유쾌하게 살아가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건회 군은 "부와 권력이 행복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결국 대부분의 행복은 사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것"이라고 했고, 박재현 군은 "행복은 거창하고 화려한 것이 아니라 지금 따뜻한 옷을 입고 친구들과 즐겁게 생활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기헌 군은 "행복과 불행을 나누는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만족"이라고 했고, 장재용 군은 "행복은 일상에서 찾아오지만 당시에는 모른다. 어떤 상황이든 행복하다고 느끼면 바로 그게 행복"이라고 답했다. 김지운 군은 "행복은 '즐거운 감정' 그 자체"라며 "코미디 프로그램이건 돈이나 명예 때문이건 스스로 즐겁다고 느낀다면 그 자체로 행복이 될 수 있다"고 적었다.
◆목표와 용기
현실에서 고통스럽더라도 미래의 꿈과 목표가 있기에 행복할 수 있다는 입장. 문성준 군은 "미래에 행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다면 결국 현재에 좌절할 것"이라고 했고, 이준형 군은 "목표를 성취해서 부를 얻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편안한 삶을 누리는 것"이라고 했다. 장령우 군은 "무언가를 추구하는 열정이 없다면 그 사람은 행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스로 불행하다고 답했던 전언환 군은 "취미를 위해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할 수 있고, 당장 좋은 대학에 못 갈 수 있다는 점을 감수하고도 하고픈 일을 지금 할 수 있는 용기야말로 행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답했다.
'목표와 용기'를 행복의 덕목으로 꼽은 학생들을 '성취주의자'의 범주에 넣기는 어렵다. 이들은 수능시험만 잘 치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는 게 아니라 그것을 잘 치러내기 위해 준비해가는 과정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람들과의 관계
결국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입장이다. 관계 속에서 사람다움과 행복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학생들은 답했다. 이현규 군은 "언제든 내 편이 돼 줄 수 있는 지지자들이 있다면 행복하다"고 했고, 민경문 군은 "마음이 맞는 친구가 몇 명이라도 있다면 힘들 때(불행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곽동윤 군은 "나를 끝까지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머릿속에 한 명이라도 떠오른다면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고, 이현승 군은 "누구에게 도움을 주고 그로부터 보람을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한 학생은 "자신이 어떤 마음을 먹든, 어떤 일을 이루든 사람은 결국 혼자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위에서 인정해주고 다독여주지 않는다면 결국 불행해질 것"이라며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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