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이집트發 악재' 탈출하나…설 이후 '상승세속 숨고르기'

입력 2011-02-02 08:21:33

이집트발 악재로 주춤했던 증시가 1일 살짝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 이후 증시 상황은 속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순항이 계속될 수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1일 급락하던 코스피가 진정을 되찾으며 사흘 만에 상승 반전했다. 하지만 이집트발 대외 악재가 또다시 불거질지 모른다는 우려로 상승폭은 제한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30포인트(0.11%) 오른 2,072.03으로 마감했다.

지수는 간밤에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0.58% 오르는 등 주요 국외 지수가 이집트 충격에서 벗어나 반등했다는 소식에 전날 종가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2,079.92로 출발했다.

이후 지수는 장 초반 2,086.56까지 고점을 높이며 이집트발 악재를 완연히 떨치는 듯했으나 외국인의 순매도가 계속되자 상승 탄력이 둔화됐다. 개인이 2천86억원, 기관이 66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1천438억원을 순매도하며 사흘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도 지수 상승의 걸림돌이 됐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공세에 전체적으로 3천587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대신증권의 홍순표 시장전략팀장은 "시장이 다시 이집트 소요사태보다 경기 회복과 기업실적 개선에 주목하기 시작했지만, 이집트 문제가 언제든지 재점화될 수 있고 설 연휴기간 대외여건이 악화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으로 상승폭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업종별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실적이 바닥을 지났다는 분석에 보험업종이 2% 가까이 오르며 상승률 선두에 올랐다. 이 외에 은행(1.32%), 금융(1.05%) 등도 올랐으나 화학(-1.52%), 건설업(-0.91%), 증권(-0.81%) 등은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삼성생명이 7거래일 만에 반등, 2.43% 오른 10만5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일본 엔화 약세에 따른 우려로 급락했던 현대차(1.12%), 기아차(0.91%), 현대모비스(0.97%) 등 자동차 관련주들이 일제히 반등했다. 하이닉스는 D램 시장이 바닥을 지났다는 분석에 장중 3만원대를 넘었으며 포스코는 인도 당국으로부터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승인받았다는 소식에 닷새 만에 반등했다. 전체적으로는 상한가 4개 등 411개 종목이 오르고 하한가 2개 등 409개 종목이 내렸다. 코스닥지수도 사흘 만에 반등하며 3.12포인트(0.60%) 오른 524.50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설연휴 직후 증시도 비교적 낙관하고 있다. 곽진국 현대증권 대구동지점 지점장은 "2월 중순 이후 실적 시즌 종료 등의 모멘텀 공백과 이머징 긴축, 유럽재정 이슈 등의 노출된 악재들이 변동성을 키울 것이지만 상승 추세가 훼손되지 않는 숨고르기 국면으로 시장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경기회복 개선과 기업실적 호전 및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지속 등으로 IT, 산업재, 에너지, 화학, 금융 등 핵심우량주의 저점 및 분할 매수 전략도 권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최영준 삼성증권 대구중앙지점장은 "단기 약세, 중장기 상승 추세 유지라는 관점에서 보면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에 따라 다른 전략이 가능하다. 중장기 상승 추세에 초점을 둔다면 저가 매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기존 주도주인 화학, IT 업종과 조정이 먼저 시작돼 가격 매력이 단기간에 높아진 자동차 대표주에 대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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