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사과, 대구엔 없다?…값 비싸 타지 유출

입력 2011-02-01 10: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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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많지만 불황인 대구선 안팔려 구경 힘들어

'부활하는 대구사과, 왜 대구엔 없을까'

한동안 잊혀졌던 대구사과가 최근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 대만과 말레이지아 등 해외 수출에 나선데다 대구시가 도시철도 1·2호선 광고를 이용한 대대적인 대구사과 홍보 등으로 인지도가 점차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능급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에서 생산된 사과생산량은 2천t을 조금 넘는다.(표 참조) 50만t 이상을 생산하며 전국 출하량의 60%이상을 담당하던 대구사과의 전성기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아직 상당한 양이 생산되고 있다는 것. 현재 대구지역 내 사과 재배 면적도 1만9천301㏊ 정도에 이른다.

대구사과가 이처럼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구에서 대구 사과를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사과 생산 농가들은 대구사과 전체 생산량의 10~20% 정도만 대구에서 판매되는 것으로 추정할 정도로 대구 사람들의 소비량은 아주 낮다.

이에 대해 두 가지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대구사과가 명품으로 인정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 지역민들의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주장. 농수산물도매시장 한 관계자는 "대구사과는 값이 비싸 대구가 잘 나갈 때는 대구에서 반응이 좋았지만 정권을 잃고 도시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대구사과의 역외 유출이 많아졌다"며 "DJ정부와 노무현정부를 거치면서 전라도 쪽으로 많이 팔려나갔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대구시가 밝힌 '2009년 지역소득(잠정) 추계' 결과 대구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부진으로 실질 경제성장률이 ―3.8%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1인당 GRDP의 시도별 순위 추이에서도 대구는 1987년 8위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해 1993년부터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반면 청송과 영주 등 유명한 사과 산지가 인접해 있어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설도 있다.

경북 지역 한 사과농은 "사과는 계절과 온도 영향을 많이 받으며 지구 온난화로 사과 산지가 청송과 영주 등 추운 지방으로 북상한 것 같다"며 "현재 생산되는 대구사과에 비해 청송이나 영주사과 맛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예전부터 좋은 사과 맛에 길들여진 대구 사람들에게 더이상 대구 사과는 '어필'하지 못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사과는 나름의 독특한 맛을 갖고 있으며 최근 품질 개량과 브랜드화 사업을 통해 예전 명성을 상당히 회복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구에서만은 대구사과를 찾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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