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57·사진) 김천의료원장이 취임한 지 1년 6개월을 맞았다. 경북도 정무부시장에서 물러난 그는 이젠 의료행정 CEO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그의 부임 후 김천의료원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 중이다. 고객 편의시설이 크게 개선됐고 무엇보다 만성 적자에서 허덕이던 병원이 영업이익을 내는 등 경영수지가 획기적으로 나아졌다.
김 원장은 "민원인에게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자고 침체된 직원에게 동기부여를 했을 뿐"이라고 모든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의 노력이 돋보인다.
그는 취임 후 의료원 경영에 민주적 경영기법을 도입해 활력을 불어넣었다. 먼저 경영에 대한 의사결정을 단독으로 하지 않고 직원들이 구성된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토록 하는 등 직원들이 경영에 참여토록 이끌었다. 또 의식 변화를 위한 직원 연수회를 갖고 특히 진료 공백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주 5일제를 버리고 토요일 진료를 실시했다. '클린 김천의료원 선언' 등을 통해 과잉진료·리베이트 근절과 청결한 의료환경 조성,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감 등을 고취시키는 등 구태의 고정관념 타파에 노력을 기울였다. 고통분담 차원에서 자신이 먼저 인건비의 50%를 반납하고 직원들도 5~12%를 반납하는 등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병원살리기에 적극 나섰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병원 개원 89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7억원 흑자를 기록했고 올 연말에는 39억원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이같은 병원의 흑자전환에는 경북도가 경영정상화를 위해 53억원의 운영자금과 병원 및 장례식장 리모델링 사업을 지원하는 등 뒷받침도 큰 몫을 했다. 이런 변화에 힘입어 김천의료원은 지난해 병원 환자 수가 30% 정도 늘어나는 등 지역 최우수 공공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김 원장은 "병원에 다소 냉소적이던 지역민들이 의료진 및 시설 개선 등으로 의료서비스 질이 좋아지면서 병상 부족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를 돌려보내는 경우가 생겼다"며 그동안의 성과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인 김천의료원 변화 이면에는 많은 고충들이 있었다. 그동안 만성적자 병원의 이미지 때문에 지역민의 곱지않은 시선을 극복하는 것도 큰 과제다. 특히 노동조합과는 숱한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을 설득하고 변화에 동참을 호소한 결과, 140여 명이던 노조원이 지금은 8명으로 줄어드는 등 눈에 보이는 변화가 나타났다. 그는 "올바른 일을 하려는 원장의 의지를 직원들이 따라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개원의사로서 경험과 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경험이 전문 의료경영인으로 거듭나는데 큰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김천의료원을 공공의료의 성공적인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시설투자 공사에 지역 업체 및 기자재 사용, 지역 농산물 이용, 의료비 장례식장 요금인상 억제 등 지역발전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또 의료원 설립취지에 맞는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공공의료원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전국자연사랑연합회 회장과 지방분권 대구경북본부 공동대표 등 활발한 사회·봉사활동에도 열정을 쏟고 있는 그는 "개인적으로 남에게 도움을 받지 않고 피해나 불편을 주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며 "세계적인 화두가 '저 탄소 녹색성장'인 만큼 사회·환경운동에도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대표로 있는 자연사랑연합회는 전국 8개 시·도에서 1만여 명이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3개월 이상 환경사랑 전문교육을 받은 사람들로 '저탄소 녹색성장'이 국민 속에 뿌리 내릴 수 있는 첨병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천·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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