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예산의 누수가 심각하다. 복지 예산이 크게 늘었지만 '가짜 빈곤층'의 복지 무임승차 현상이 여전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가 2009년 12월, 2010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사회복지 통합 전산망을 통해 확인한 결과 17만 9천663명의 가짜 빈곤층이 저소득층 지원금을 타먹었다. 이렇게 누수된 복지비는 연간 3천228억 원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 2009년 지자체의 복지 담당 공무원의 복지비 횡령 사실이 속속 드러나자 사회복지 통합 관리망을 서둘러 구축했다. 이후 부정 수급자가 속속 적발되는 등 복지비 누수 현상은 대폭 개선되긴 했다. 하지만 구멍은 여전하다. 특히 새로 도입했거나 대상자가 급증한 분야가 그렇다. 영'유아 복지 예산의 경우 점검 결과 1천130억 원의 예산이 5만 4천여 명의 비적격자에게 갔다. 이는 정작 정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한계 계층'이 필요한 만큼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지원 대상자에 비해 담당 공무원 수가 너무 적어 정확한 실태 파악이 어렵다. 복지 사업이 너무 복잡다기한 것도 문제다. 현재 중앙 부처의 복지 사업은 292개에 이르고 지자체 사업까지 합치면 600개가 넘는다는 주장도 있다. 유사'중복 사업의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사회복지 통합 관리망이 구축됐지만 부정 수급을 완전히 걸러내는 데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우리나라의 사회복지가 복지 예산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의 지원이 가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야당은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복지 예산이 줄줄 새는 것을 막지 못하면 사상누각이다. 복지 확대에 앞서 효율적 관리 체계부터 구축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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