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이 정의한 것처럼 '美'란 것이 예술가의 주관적 공상이라면, 작품 감상을 위해서는 작가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개하는 것은 영국의 여류작가인 트레이시 에민(1963~)의 'I promise to love you'라는 달콤한 제목의 네온라이트 작품으로, 불행했던 그녀의 삶을 알지 못한다면 작품에 담긴 그녀의 진실한 애정에 대한 절박함을 짐작하기 어렵다. 영국 미술계의 불량소녀로 불리는 그녀는 가난, 가출과 성폭행, 거리의 여자로 삶의 전반기를 보낸다. 그녀는 "나의 삶이 곧 예술이고 나의 예술이 곧 나의 삶이다."고 말한 것과 같이 대부분의 작품에서 아프고 치욕스런 개인적 과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독자 여러분들이 '막 자고 일어난 듯 어지러운 자신의 침대', '같이 잠을 잔 102명의 이름이 적힌 텐트'와 같은 에민의 작품을 본 뒤에, 'I promise to Love you'라는 독백을 듣는다면 과연 어떤 느낌일까?
지옥 같은 과거의 생채기를 피하지 않고 스스로 치유하며, 진실한 사랑을 잡기 위해 온몸을 내리뻗는 작가의 용기에 위안과 공감을 느끼지 않을까? 그녀는 고교도 졸업하지 않았지만 훗날, 왕립 예술대학원에서 수학하였고 영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1위의 작가로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김혜경(리안갤러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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