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인플레이션 변수 떨쳐도 좋다

입력 2011-01-29 08:20:00

지난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아시아 시장은 인도였다. 12억 명이라는 인구와 가파른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소비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자금 쏠림의 바탕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적잖은 돈이 몰렸다. 선진국의 경기침체와 재정위기는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신흥국에 호기로 작용했다. 외국인들의 돈보따리가 풀리면서 주가지수도 상승일로를 걸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차분한 분위기다. 넘쳐나는 돈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경계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자금을 회수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인도 소비자물가가 2009년 12월에 비해 8% 오르자 외국인은 보따리를 싸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4억 달러 이상 순매도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5억 달러의 팔자 우위에 있는 이유는 7% 물가상승률 때문이었다.

국내시장의 불안감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비슷하다고 같은 결론으로 유도해선 곤란하다. 대전제는 '인도와 우리의 경제 구조와 수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인도는 1천 달러에 불과했다. 더구나 인플레이션을 이끄는 요인 중 하나는 국제 식품 가격. 먹을거리 가격에 생활 물가 상승이 우려되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식품 가격 상승 부담이 적다. 소득 수준이 높아 엥겔지수 부담이 그만큼 적기 때문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구조도 우려를 덜어주는 요소다. 전문가들은 경기 호조로 긴축이 요구되는 시기에는 금리가 올라도 주가가 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면 국내 증시에 대한 기우는 떨쳐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26일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일본의 국가신용 등급을 강등하면서 엔화가치 하락 등의 영향으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이번 하향 조정이 재정적자가 큰 미국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아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주말 사이 공개되는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등을 통해 회복 속도를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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