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 때면 꿈에서도 소포 작업"
"택배물량이 평소보다 16% 정도 늘었습니다. 힘도 들지만 물량이 느니 흥도 나네요."
해마다 명절이면 택배회사들은 전쟁이나 다름없다. 그 중에서 국가기관으로 택배를 담당하는 대구우체국 소포실도 예외는 아니다. 설을 10여 일 앞둔 지난 금요일은 주말까지 겹쳐 쌓아둔 소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포장상태를 점검하고 주소 기표지를 붙이는 손길도 분주하다.
점심식사 시간을 훨씬 넘긴 시간이었지만 직원들은 업체에서 수거해온 소포를 적재함으로 옮겨 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벌써 이날만 세 번째 작업이다. 영하의 날씨지만 이마에서는 땀이 흐르고 입에서는 하얀 김이 뿜어 나온다. 명절 대목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소포실 전 직원이 동원된다. 고양이 손길도 빌려야 할 형편이다.
이날 남자 직원들과 소포를 나르는 장수옥(49·여) 소포실장은 "소포실은 어느 조직보다 단결력이 좋다. 손발이 척척 맞아서 명절 대목에도 큰 문제 없이 일을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리과 김명성(38) 씨는 "며칠째 업무 지원을 하다 보니 꿈속에서도 소포를 나른다"고 너스레를 떤다.
우체국 소포실은 계약업체에서 수거해온 소포를 바코드로 등록해 대구우편집중국으로 발송하는 역할을 한다. 우체국 택배 일선에서 일하는 셈이다. 5t 화물차로 하루 세 차례 발송하는데 그만큼 일이 많고 계약업체들의 요구도 많아 명절 대목에는 스트레스도 더 많이 받는다.
픽업 출장 시 업체들이 소포포장 작업을 덜한 상태에서 포장을 해야 하고, 시간이 늦으면 직접 물건을 싣고 집중국으로 달려야 한다. 분류작업 마감 전에 도착해야 당일 발송을 할 수 있기 때문. 바쁠 때는 개인승용차도 픽업에 동원이 된다. 이날도 업체들과 시간이 맞지 않아 5대의 승용차가 동원됐다.
직원 이상헌(48) 씨는 "명절에는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직원들 모두가 사명감으로 뭉쳐져 있다"며 무거운 박스를 번쩍 들어올린다. 이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가족에게 보내는 물건이라는 마음으로 소포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다루는 정성이 보인다.
벌써 오후 7시. 주위는 어둠이 깔렸다. 마지막 픽업 차량에서 쏟아져 나오는 소포를 처리하고 다음날을 위한 파이팅을 외치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이번 설 명절 소포는 더욱 안전하게 배달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글·사진 정용백 시민기자 dragon102j@korea.com
멘토: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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