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토크(13)] 비바! 한국대중음악상… 한국의 그래미를 꿈꾸다

입력 2011-01-27 14:09:36

한국대중음악상은 철저하게 음악성을 중시하는 기준을 바탕으로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이 2월 23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다. 2004년 1회 시상식을 개최했는데 어느새 8회째를 맞는다. 2000년대 중반까지 방송사마다 독자적인 가요시상식이 있었다. 하지만 인기도와 방송 기여도가 수상의 중요한 기준이었던 때문에 공정성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나눠먹기, 구색맞추기라는 비판도 있었다. 상의 권위는 추락했고 시상식 자체가 폐지되기도 했다.

방송사 시상식 외에 골든디스크 시상식이 있다. 음반판매량이 수상의 기준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상으로 권위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음반 판매보다 음원시장이 확대된 시점에서 시상식의 의미도 퇴색된다.

한국대중음악상은 기존 가요시상식에 대한 비판적 태도에서 시작된다. 대중음악에 대한 객관적이고 대안적인 시상식을 고민하던 시민단체와 대중음악평론가, 음악 담당 기자'피디, 학계 등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시상식이다. 한국대중음악상은 철저하게 음악성을 중시하는 기준을 바탕으로 60여 명으로 구성된 선정위원들의 심사와 토론을 거쳐 수상작이 결정된다. 대중적인 인기도 대중음악의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인기상도 시상하고 있다. 세분화 된 장르에 대한 시상도 한국대중음악상의 권위와 전문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한국의 그래미라 할 만하다.

한국대중음악상이 순탄한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대형기획사들과 기성가요계는 애써 외면하면서 '홍대 인디상'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이들은 수상작으로 선정되어도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기도 했다. 예산 때문에 위기를 겪기도 했다.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후원으로 시상식은 회를 거듭할수록 규모를 갖춰갔다. 하지만 6회 시상식을 앞두고 정부의 지원이 철회되면서 시상식은 연기된다. 결국 작은 규모로 거행되지만 시상식의 존립 자체가 위기를 맞게 된다. 후원회원을 모집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7회 시상식은 수상작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으로 대체하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상의 존재 자체를 의미 있게 생각하는 후원이 있어 시상식을 열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8회 시상식의 의미는 각별하다. 제대로 된 모습으로 돌아가 음악인과 대중들이 어우러지는 축제로 개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중들에게 시상식의 존재와 권위를 널리 홍보하는 과제가 남았다. 미디어의 관심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기성가요계도 시상식에 대한 시각을 달리해야 할 것이다. 빅뱅의 태양이 수상을 기뻐했던 것은 아이돌 스타로서가 아니라 음악인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권오성 대중음악평론가 museero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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