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못하면 고향에도 오지마라!' '더 이상은 못 참는다. 3월에는 끝장내자!'
매서운 구호만큼이나 동남권 신공항 조기 건설과 밀양 유치를 향한 경남, 울산, 대구, 경북 4개 시·도 지역민들의 의지는 결연했다. 26일 오후 매서운 칼바람이 불던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은 범 시·도민 결사추진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한 3천여 명 영남권 지역민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뜨거웠던 밀양 유치 열망
이날 발대식은 동남권 신공항의 조기건설과 밀양 유치를 향한 소망이 하늘에 닿기를 염원하는 북 공연과 함께 시작됐다. 장엄한 음악이 흐르고 무대에 오른 한국문화공동체 북 팀이 일제히 '둥둥' 큰 북을 울렸다.
가슴을 흔드는 북소리가 잦아들자 8인조 혼성 중창단이 힘찬 목소리로 참석자들의 의지를 북돋웠다. 중창단이 '희망의 나라로', '우정을 위하여' 등을 부르자 신공항의 밀양 유치를 위해 하나로 뭉친 4개 시·도민들은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열린 발대식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시·도민들의 절박함이 묻어났다. 매서운 한파 속에서도 달구벌 대종을 중심으로 모여든 시·도민들은 '신공항은 밀양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손에 쥔 채 유치를 기원했다. 참석자들의 함성이 커지면서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도 하나 둘씩 현장으로 모여들었다. 무대 주변에는 발디딜 틈 없이 인파로 가득찼다.
이날 발대식의 백미는 4개 시·도민들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삭발식이었다. 채종원, 빈광욱, 이사원, 강주열 본부장 등 각 지역 대표 4명은 곱게 빗은 머리를 싹둑싹둑 잘랐다. 시·도민들의 동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 것.
삭발식을 마친 강주열 대구본부장은 "영남권과 국토 발전을 위해 신공항의 밀양 건설은 모든 이들의 열망"이라며, "정부가 영남권의 생존이 걸린 입지 선정을 미룬다면 1천300만 영남권 시도민들을 버리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삭발식이 끝나자 '영남권 1천300만의 염원!'이라는 문구가 적힌 비행기 풍선이 둥실 떠올랐다. 꽃가루가 터지고 '영남권 신공항 최적입지 밀양'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펼쳐지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입지는 밀양이 최적, 입지 선정 미뤄선 안돼
참석자들은 신공항 입지로서 밀양이 경제성과 안전성, 환경성에서 부산이 주장하는 가덕도에 비해 월등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었다.
최옥분(52·여) 씨는 "밀양은 대구경북, 경남 지역과의 접근성이 우수하다. 특히 해상 위의 가덕도 보다 안전성은 물론 경제성에서도 탁월하다"며 밀양이 최적지임을 강조했다.
김재석 경일대 건설공학부 교수는 "세계는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에 신공항을 건설해 물류와 사람을 선점하려는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철도망 건설에 투자될 100조원 중 10%만 신공항 건설에 투자해도 국가경쟁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의료복합단지, 국가과학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등 지역에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신공항의 밀양 유치가 절대적이라는 의견도 잇따랐다.
'말로만 의료관광, 해외에서 버스타고 오냐'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던 권재일 대구시의사회 사무국장은 "밀양 신공항 유치가 메디시티 대구를 위한 첫 발걸음인 만큼 정부는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서 하루라도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나된 4개 시·도민들의 힘에 많은 참석자들이 희망을 얻었다. 김종성 범밀양시민연대 추진위원장은 "20일 서울로 상경해 동남권 신국제공항을 밀양으로 유치하기 위해 거리 캠페인, 국회 집회 등 많은 노력을 했다"며 "서울 및 수도권은 신공항 건설에 관심이 없고, 부산도 지역 이기주의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대구경북이 뜻을 같이해주지 않았다면 신공항은 벌써 부산 가덕도로 결정됐을 것"이라고 대구경북민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강대석 추진위 경남본부장은 "320만 경남도민들은 영남권 신공항의 밀양 건설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정부는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경제성, 접근성, 안정성 등을 고려해 입지 선정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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