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차에 점령당한 골목길…CCTV 강화에 이면도로로

입력 2011-01-27 10:34:02

신고해도 단속기관은 "인력 부족" 팔짱만

26일 저녁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이면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가득차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26일 저녁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이면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가득차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대구시내 이면도로가 최근 '주차 전쟁터'로 변해 몸살을 앓고 있다.

시내 주요 간선도로와 대로변에 불법 주정차 감시 CCTV(폐쇄회로 TV)가 늘어나면서 갈 곳을 잃은 얌체 운전자들이 이면도로로 파고들고 있기 때문. 때문에 주택가와 상가 주민들은 집앞과 골목을 불법 주차 차량에 빼앗기면서 큰 불편을 겪고 있고, 주차 분쟁도 잦다.

26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내 주요 간선도로와 대로변에 설치된 고정식 주정차 감시 CCTV는 2005년 16기를 시작으로 작년 연말까지 136기로 늘었다. 또 대구 각 구·군청과 시가 운용하는 이동식 CCTV 차량 22대가 시내 주요 간선도로를 누비고 있으며 시내버스 20대에도 CCTV를 설치, 간선도로의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26일 오후 8시 대구 수성구 범어동 동도초교 주변. 그랜드호텔 주변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몰고 온 차량들로 주변 이면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했다. 이면도로 양쪽을 차량이 점령해 보행자들은 차량을 피해다니느라 큰 불편을 겪었다.

이곳 주민 진현진(60) 씨는 "집 앞에는 항상 식당 손님들 차가 주차돼 있어 집 근처에 주차를 할 수가 없다. 게다가 주차 때문에 시비가 자주 일어 시끄러워서 못살겠다"고 불평했다. 또 다른 시민은 "좁은 골목에 차 한 대만 지나가도 피하기 바쁜데 인근에 파출소가 있어도 불법 주정차 단속을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유동인구가 많은 수성구 만촌네거리 인근 이면도로도 상황은 비슷하다. 골목은 차량으로 넘쳐났고 이중주차 차량들도 많았다. 이곳에서 자동차 수리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이중 주차한 차량 때문에 손님들이 가게에 차를 몰고 오지를 못한다.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했다.

같은 날 저녁 대구 달서구 용산동 장산초교 부근 주택가 도로도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넘쳐났다. 이곳 한 주민은 "대부분 인근 식당가를 찾는 사람들이 몰고온 차량이 주택가 골목을 점령하기 때문에 해만 떨어지면 이들 차량을 두고 주민과 상인 간 싸움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불법 주정차 차량이 이면도로를 활개치고 있지만 단속 기관은 인력 부족을 이유로 팔짱만 끼고 있다.

이창준(40·대구 수성구 범어동) 씨는 "불법 주정차 차량을 견인해줄 것을 수차례 구청에 신고했지만 이면도로여서 견인이 불가능하다는 말만 들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과 달서구청 관계자는 "단속 인력이 부족해 이면도로까지 주차단속을 하기가 어렵다"며 "이면도로는 계도 중심으로 하고 4차로 불법 주정차는 적극 단속하겠다"고 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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