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의경 부대 내 가혹행위 근본 해결책 서둘러야

입력 2011-01-26 10:53:59

전투·의무경찰 부대 내 구타'가혹 행위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최근 강원경찰청 소속 전경대에서 전경 6명이 부대를 집단 이탈해 구타'가혹 행위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경찰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부대 해체'까지 언급하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경찰은 부대 내 가혹 행위로 말썽이 빚어질 때마다 근절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과거 선례에서 보듯 이번도 상황이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런 일회적 처방으로는 구타'가혹 행위를 완전 근절시키기 힘들고 이미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늘 시위대와 맞닥뜨려야 하는 업무 특성이나 근무 여건상 긴장감 유지와 엄격한 군기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면서 부대 내 가혹 행위가 일상화되다시피 한 탓이다. 더욱이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지휘부가 이를 적당히 눈감고 넘어가면서 구타'가혹 행위가 고질화되는 데 한몫했다.

이런 마당에 행정안전부가 재발 방지책 수립을 지시하고 경찰청장까지 나서서 "가해자는 엄중 처벌하겠다" "대원 관리와 감독을 소홀히 한 지휘자는 형사 입건하겠다"고 밝혀도 상황이 호전되기는 사실상 어렵다. 일회성 조치나 미봉책이 아니라 제도 자체에 대한 접근 등 근본 해결책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결국 전'의경 제도 자체에 메스를 대지 않고서는 문제점을 완전히 해결하기가 힘들어진 상황이다.

정부는 당초 전'의경 제도를 2012년까지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제 인원도 4만 명에서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다. 그러나 병역 자원 수급 차질과 직업 경찰관으로의 대체에 따른 재원 마련 등 한계로 인해 완전 폐지는 계속 미뤄질 공산이 크다. 정부는 더 이상 대책 수립을 미룰 게 아니라 의지를 갖고 제도 변화 등 대안 마련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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