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파이 내달 8일 지분매각…美측 입김 최대 걸림돌

입력 2011-01-25 11:00:20

대구 지역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한국델파이㈜의 인수전이 내달 본격화된다.

대우그룹 소속이었던 한국델파이(구 대우기전)는 미국델파이 50% 지분을, 대우자동차 등 예전 대우계열 지분이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내달 8일 대우계열 지분 50%를 매각하게 된다.

본격 인수전이 시작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미국델파이'다.

미국델파이는 국내 주주들의 지분 매각에 대한 동의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경쟁사가 아닌 기업의 지분 인수에 대해서는 동의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델파이 입장에서는 이러한 권한을 대가 없이 포기할리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미국델파이는 1차 매각 당시 '매각동의권'을 볼모로 사업부 분할을 요구하는 등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해관계에 따라 미국델파이 측이 언제든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노동조합과의 대립 문제도 숙제로 남아있다.

매각주관사인 HSBC와 산업은행은 당초 지난해 8월 중순 주관사 실사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노조 측의 저지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노조는 주주협의회 측에 ▷M&A 정보 공유 ▷고용 승계 ▷인수자 적격 심사 권한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잠재 후보에 대해서는 '먹튀 기업'이라는 이유로 인수전 참여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한국델파이는 2008년에도 지분매각이 추진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노사 갈등 등의 영향으로 중단돼 왔다. 당시 S&T그룹과 코오롱, 만도 등이 지분 인수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S&T그룹은 최근 한국델파이 매각입찰에 참여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한편 한국델파이 측은 인수사 이름이 거론되면서 불편한 심기를 내비추고 있다.

한국델파이 관계자는 "입찰마감 공고일이 다음달 8일이고 공식적인 매각 절차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주위에서 입찰을 하느니마느니 하는 통에 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천억대로 떨어진 매출이 지난해 9천900억원에 달하는 등 과거처럼 매출 1조원 시대를 코 앞에 둔 건실한 기업이지만 델파이 매각 추진에 대한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면서 델파이가 마치 법정관리 기업 등 부실 기업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것.

한국델파이 관계자는 "미국델파이가 경쟁사가 지분을 인수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반대한 것을 빼고는 인수사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없다"며 "어느기업이 신청할지 모르며 신청을 하더라도 우선협상대상사 등으로 선정돼야 본격 매각절차가 추진된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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