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국회의원 다음 총선 각오하라"

입력 2011-01-22 08:53:18

김범일 시장·김관용 지사, 당 지도부에 강성발언

"대구가 10여년째 지역내 총생산(GRDP)이 전국 꼴찌다. 한나라당에 그렇게 많은 지지를 보냈던 대구경북으로서는 이제 뭔가 달라지지 않겠나 기대했는데 최근에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통상적인 표현을 인용하자면 '집토끼를 거들떠 보지 않으니 산토끼가 되자'는 분위기다. 정부가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발표를 3번이나 연기했는데 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 정치권에서 TK(대구경북)를 잊고 있다는 이야기도 한다. '국회의원들 다음 총선에 각오해라'는 말까지 나온다."

21일 김범일 대구시장이 한나라당 지도부와 당 소속 광역단체장들과의 간담회장에서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김 시장은 "과학비즈니스벨트와 관련한 논의를 보면서도 지역민이 실망하고 좌절하는 분위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묵묵부답이었다. 당 지도부가 지역의 정확한 실태를 적극 수렴해 과제를 풀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보다는 모양새에만 신경을 쓰며 "지역감정을 유발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으면서 간담회는 '속 빈 강정'이 됐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김 시장을 거들며 할 말을 다했다. 그리고 지난해 예산국회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에 대한 야당의 '형님예산' 공세와 관련, 단단히 뿔이 난 지역 민심을 전했다. 과학벨트를 '형님벨트'라고 하는 야당의 얼토당토 않은 트집에 일부 당 지도부가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갈팡질팡하는데 따른 푸념도 이야기했다. 김 지사는 이어 "(국책사업) 결정은 절차와 과정이 존중되어야 하고 비교우위가 있는 곳, 지역 발전에다 국가 경쟁력까지 갖춘 곳이 선정되어야지 정무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안된다"고 했다. "경북에 오면 모두 형님예산인가. 고속도로가 없는 오지가 바로 경북이다"며 "특정인, 특정지역을 매도하는 것은 맞지 않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은 언제든 오시면 지사가 직접 나서서 안내하고 보고를 할 것이며 잘못된 것은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실을 호도하기에 앞서 일단 직접 와서 보라는 호소였다.

이후 벌어진 비공개회의에서도 논란은 계속됐다. 유승민 대구시당위원장은 "과학벨트의 충청행을 주장하면서 지역감정을 유발한 이가 과연 누구냐? 바로 한나라당 지도부 4명(나경원·박성효·서병수·정두언 최고위원)이 아니냐"며 "광역단체장들에게 발언을 자제하라고 하기에 앞서 최고위원들의 입부터 막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