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차례상 차리기
오른 물가에 차례상 차리기가 만만찮다. 그러나 제수용품은 가격을 깍지 않는다는 게 정설이다. 그 만큼 정성을 들여 조상들을 모신다는 얘기다. 큰 돈 주고 산 제수용품. 어떻게 하면 제대로 음식을 고르고 차례상을 차릴 수 있을까?
◆차례 음식 고르기='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 듯 설 차례상에 올라가는 고기나 생선, 과일 등은 일단 보기 좋은 것을 고르도록 한다. 대체로 잘 생긴 것들이 상태가 좋은 것이다. 그리고 되도록 국내산을 사용하자.
설날 차례상에는 기본적으로 떡국이 올라간다. 여기에다 탕, 적, 나물, 포, 과일 등이 함께 놓인다.
소고기의 경우 선홍색이나 밝고 붉은 빛이 도는 것이 신선한 것이다. 냉동 상태의 것은 이보다 조금 더 붉고 진한 색을 띤다. 검붉은 소고기도 먹기에는 지장이 없으나 갈색은 오래된 것으므로 피하자.
빛깔과 함께 지방도 눈여겨 봐야 할 대목. 지방은 노란색보다 하얀색인 것이 더 맛 있다. 어린 소나 고영양 소일수록 지방은 흰색이 더 강해진다. 지방의 분포를 살펴볼 때 살 속에 좁쌀 모양의 기름이 박혀 있는 것이 맛이 좋다.
차례상에는 붉은살 생선과 '치'자가 들어가는 생선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유의하자. 대개 조기, 도미 등을 찜으로, 대구, 명태 등은 전으로 올린다. 생선은 신선도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구입 시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눈이 선명하고 맑은 색인지 ▷살이 전체적으로 윤기가 흐르는지 ▷아가미의 색이 선홍색을 띠는지 ▷비린내는 나지 않는지 ▷배가 단단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조기는 국내산의 경우 붉은색에 몸 전체가 두툼하고 짧은 반면 수입산은 비늘이 거칠고 꼬리가 길고 넓다. 또 옆구리의 줄이 선명치 않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중국, 인도네시아산 원양 조기는 몸 전체가 회색이거나 흰색이며 눈, 복부, 지느러미만 붉은색이다.
과일 중 배는 일반적으로 큰 것이 맛이 좋고 사과는 껍질에 탄력이 있는 것을 고르자. 단 표피가 너무 매끄럽고 윤이 많이 나면 맛이 없다. 붉지 않은 부분은 노란색이 감돌거나 푸른빛이 없는 것이 좋고 골고루 붉은 것이 햇빛을 많이 받아 당도가 높다.
추석에는 햇대추를 올리는 것에 비해 설에는 건대추를 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국내산 대추는 잘 말라 과육이 단단하고 과육과 씨가 잘 분리되지 않지만 중국산은 덜 말라 과육이 말랑말랑하고 과육과 씨가 쉽게 분리되는 특징이 있다. 또 국내산 곶감은 표면에 흰가루가 알맞게 있고 꼭지 부위에 껍질이 아주 적게 붙어 있다. 그러나 중국산은 표면에 흰가루가 많거나 아주 적게 있는 데다 꼭지 부위에 껍질이 많이 붙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라지의 경우 국산은 대부분 2, 3년 근을 수확하기 때문에 중국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늘고 잔뿌리가 많다. 원뿌리도 2, 3개로 갈라진 것이 보통이다. 겉에 또 흙이 다량 묻어 있다.
중국산은 겉에 흙이 거의 묻어 있지 않거나 깨끗하게 손질돼 있는 것이 대부분. 찢은 도라지의 경우 국내산은 둥글게 말리는 성질이 약하지만 중국산은 둥글게 말린다.
국내산 고사리는 줄기가 짧고 가늘며 줄기 윗부분에 잎이 많이 붙어 있으나 중국산은 줄기가 굵고 길다. 특히 윗부분 잎이 많이 떨어져 있다. 시금치는 뿌리 색깔이 짙은 빨간색을 띠는 것이 좋으며 잎이 서 있는 것보다 눕혀져 있는 것이 좋다.
◆차례상 차리기=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이다. 설날 차례상에는 밥 대신 떡국을 올리는 게 특징이다. 가장 위쪽 한가운데에 신위(지방)를 놓는다. 양옆에는 촛대를 세운다.
차례상 첫 번째 줄에는 술잔과 떡국을 놓는다. 앞에서 봤을 때 떡국은 좌측, 술잔은 우측에 차린다. 수저와 대접은 중간 부분에 올린다. 두 번째 줄에는 탕을 놓는다. 육탕(고기탕), 소탕(두부·채소류탕), 어탕(어류탕) 순이다. 적과 전을 세 번째 줄에 놓고 육적(육류적), 어적(어패류적), 소적(두부·채소류적)의 순서로 올린다.
생선을 놓을 때는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으로 둔다. 두동미서(頭東尾西)를 따르고 어포를 쓸 때는 배가 아래로, 등이 위로 가도록 한다. 네 번째 줄에는 반찬을 올리는데 왼쪽 끝에는 포(북어·대구포)를 놓고 오른쪽 끝에는 식혜(수정과)를 낸다. 그 중간에 나물, 간장, 김치 순으로 올린다. 김치는 희게 담근 나박김치만을 올리는데 깨끗하고 순수한 음식을 올리는 것이 조상에 대한 예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줄은 과일을 놓는 줄로 홍동백서(紅東白西·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 조율이시(棗栗梨枾·동쪽부터 대추, 밤, 배, 감) 순으로 올린다. 제기에 과일을 올릴 때는 홀수로, 과일의 위아래를 깎아 놓는다. 상을 차릴 때는 시접과 잔반을 먼저 놓고 향로와 향은 제상 앞에 마련한 작은 상위에 올린다. 상 아래에는 퇴주그릇과 모사잔, 모사기를 놓으면 끝.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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