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맛깔나는 연휴 보내기
올해는 '황금연휴'가 어느 해보다 많은 편이다. 늘 연휴가 가까워지면 언론에서는 황금연휴네, 항공권이 동났네 떠들어대지만 준비하지 않는 자에게 진정 황금 같은 연휴는 없다. 사실 계획 없이 맞닥뜨리다 보면 늘 그렇듯 뒹굴뒹굴 낮잠이나 자고, 대형마트에 가서 쇼핑이나 하다 보면 부질없이 끝나버리는 것이 연휴다. 그렇게 하루 이틀 허비하다 보면 정말 손가락 사이로 흘러가는 바람처럼 연휴는 종적도 없이 자취를 감추고 만다.
◆2월 설날 연휴
올 설 연휴는 목·금·토요일로 주말과 곧장 이어지는 5일간의 연휴다. 여기에다 이달 31일과 다음달 1일, 이틀간만 휴가를 얻을 수 있다면 최장 9일간의 연휴를 통해 꿀맛 같은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싱글이라면 트렁크 하나 꾸려서 훌쩍 해외여행을 떠나기에 좋은 기회이다.
2월 초에는 아직 날씨가 많이 춥기 때문에 태국, 캄보디아 등 따뜻한 남쪽 나라로 여행 계획을 잡는 것이 좋다. 고나우여행사 서영학 대표는 "2월은 동남아 지역이 건기 시즌으로 우기에 비해 조금 덜 덥고 여행하기에 알맞다"며 "특히 2월 중에는 대구공항에서 태국으로 전세기가 운항되기 때문에 접근성이 훨씬 개선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장거리 여행을 감당할 만한 여유가 된다면 여름의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고 있는 남반구로 날아가 보는 것도 좋겠다. 서 대표는 "현재 호주와 뉴질랜드는 늦여름의 끝에 서 있다"며 "대자연의 풍광을 즐기며 연초부터 가슴을 시원하게 비워내고 올 수 있는 최적의 여행지"라고 소개했다.
◆5월 어린이날 연휴
퐁당퐁당! 징검다리 연휴로 이어지는 경쾌한 5월이다. 5일 어린이날은 목요일, 부처님 오신 날(음력 4월 8일)이 다음주 화요일로 이어지면서 6일과 9일 이틀만 휴가를 내면 최장 6일간을 쉴 수 있는 것.
5월은 아무래도 '가정의 달'이다 보니 가족과 함께 떠나는 일본 여행이 가장 부담이 적다. 서 대표는 "아무래도 부모님부터 아이들까지 가족이 함께 움직이다 보면 여행비 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며 "부산에서 배를 타고 후쿠오카를 돌아보는 코스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어른들은 온천을 즐기고 아이들은 하우스텐보스 등을 돌아보면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여행비용이 부담스럽다면 국내 여행도 괜찮다. 대구에서 출발해 전라도를 경유해 목포에서 배편으로 제주도로 들어가는 코스다. 서 대표는 "전라도에서 남도 한정식을 즐기고, 차를 가지고 제주도로 들어가 여유롭게 관광을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9월 추석 연휴
'아!…' 아쉬움의 탄식이 절로 흘러나온다. 추석 앞뒤로 사흘간을 쉴 수 있지만 이것이 일요일과 겹치면서 올해는 4일짜리 추석연휴로 낙점된 것. 그래도 '연휴에는 떠나야 제 맛'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홍콩, 마카오 관광을 추천한다. 특히 홍콩의 여름 세일은 7월 하순부터 9월 상순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조금만 서둔다면 짜릿한 쇼핑의 기회를 즐길 수도 있다.
문제는 이맘때쯤 홍콩은 아직 한여름의 후끈후끈한 열기가 강하게 남아있다는 것. 여행전문가들은 "홍콩은 덥고 습한 곳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여행계획을 잡는 수밖에 없다"며 "낮에는 쇼핑을 즐기고, 밤에 야경과 밤문화를 즐기는 식의 여행계획을 잡는다면 더위에 크게 신경 쓸 일은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10월 개천절 연휴
올해 마지막 황금연휴다. 그것도 고작 사흘. 짧아서 더욱 아쉽고 화려하게 보내야 할 것 같다. 연휴가 너무 짧으니 만큼 국내여행 계획을 잡는 것이 좋겠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10월 추천여행지는 바로 전라도다.
그 중 최고로 꼽는 것이 남도의 품에 아늑히 안겨 언제 찾아가더라도 마음을 푸근하게 만드는 여행지 순천만. 26.4㎢(800만 평)의 광활한 갯벌과 2.3㎢(70만 평)의 갈대밭으로 이루어진 명실상부한 자연의 보고이다. 소설가 김승옥 씨가 쓴 '무진기행'의 무대로도 잘 알려져 있어 독서의 계절인 가을 한번쯤 둘러보기 좋다.
또 전남 곡성 '겸면 목화공원'을 찾아 가을의 이색 정취를 느끼게 하는 목화밭을 거니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 아래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목화열매가 쩍 벌어져 토해낸 새하얀 솜털은 탐스러움 그 자체라고. 아이와 함께 가는 여행이라면 곡성군 오곡면에 있는 '섬진강 기차마을'을 찾아 하루 4회 운행하는 '증기기관차'를 타 봐도 좋겠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저자 유홍준)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 감탄했던 곡성~구례 구간 17번 국도와 함께 달리며 옛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시간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ms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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