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입사할 당시 신문사에는 200자 원고지 및 60자 원고지가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일반 기사를 쓸 때는 200자 원고지를 썼고, 사건 사고 등 사실 전달을 하는 스트레이트 기사는 60자 원고지를 사용했다. 기사를 고칠 때는 거의 다 써내려간 원고지를 버리고 다시 써야 하는 수고를 해야 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본격 보급된 노트북 및 데스크톱 컴퓨터를 갖고 기사를 작성했는데 신세상이 도래한 듯했던 기억이 새롭다.
이것도 추억 속으로 잠기고 이제는 언론 환경에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기사작성과 검색, 사진 촬영 및 전송 등 스마트폰으로 되지 않는 게 없을 정도다. 스마트폰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고, 모르는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의견을 공유하는 일도 척척 해내게 한다. 유명 인사의 근황이나 속내를 마이크로 블로그를 통해 접하는 일도 자연스러워졌다.
비단 미디어 분야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우리의 생활양식을 빠른 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특정 지역을 방문해 맛있는 집을 찾고 싶을 때, 이전 같으면 그 지역 지방자치단체나 언론사 홈페이지를 방문해야 찾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면 족하다. 스마트폰에는 내비게이션도 있고, 골프장에서 많이 쓰는 거리 측정기도 있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7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1년 전보다 10배가량 증가했는데 이 상승 폭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스마트폰의 성장 속도는 TV의 20배, PC의 7배에 이른다는 보고서도 있다.
스마트 시대는 어떤 제약도 없이 정보 활용이 가능하다. 응용프로그램인 앱(App) 중에서 본인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면 필요한 정보를 단번에 취득할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 시대엔 시민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거나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인간의 주체적 활동이 제약당하는 부작용도 나타난다. 두뇌를 써서 해야 할 일을 스마트폰에 의존함으로써 기기에 종속당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결국 스마트 시대에 삶의 질을 높이려면 효율적인 사용법 숙지, 성숙한 이용이 필요하다. 기술의 발전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도외시할 수도 없으니 아직 디지털 시대도 제대로 활용 못 하는 이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참 딱하게 됐다.
최정암 동부지역본부장 jeong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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