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금이 개헌을 논의할 때인가

입력 2011-01-21 11:01:11

한나라당이 내주 개헌 관련 의원총회를 연다. 개헌 필요성에 상당수 의원들이 공감을 하는 만큼 개헌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겠다는 것이다. 이재오 특임장관을 중심으로 한 여권 내 개헌 추진파는 18대 국회에서의 개헌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친박계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지금은 개헌을 추진할 시기가 아니라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찬반 의견이 워낙 강해 충돌이 불가피하다. 일부에서는 개헌논의를 정리하는 수순이라고 보기도 한다.

개헌의 필요성은 상당수 국민들도 공감한다. 그러나 과연 지금이 국회가 개헌논의로 밤을 새울 때인지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지금은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4년차다.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면 국정혼란은 불가피하다. 민생 문제 등 현안은 뒷전으로 밀릴 수도 있다. 감사원장 내정자 낙마 이후 벌써 레임덕 운운하는 말까지 나온다. 개헌 논의는 국정 추진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대통령 5년 단임제의 문제점은 청와대와 국회 정부가 서로 정치를 복원하고 소통과 조정으로 국정을 운영한다면 극복할 수 있다. 제도를 고치기에 앞서 범 정치권의 대화와 실천이 시급하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실천하는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이 바뀌지 않는다면 헛일이다. 지금 권력구조의 개편논의는 자칫 국민들의 눈에 정치권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수도 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빈익빈의 찌든 삶에 서민들은 지쳐있다. 안보 위기감이 고조되고 미래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도 적잖다. 지금 권력구조 개편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 개헌의 궁극적 목적은 국익이다.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 국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국정혼란이 예상되는 개헌 논의에 앞서 국가와 국민들의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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