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사로 제2의 인생을 열고 싶습니다."
평생 일본 오카야마현을 떠나 본 적이 없는 후루가와 아키오(古川明男·62·사진) 씨. 그는 35년간의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건너와 현재 영남대 한국어교육원에서 새로운 인생을 설계 중이다. 일본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한국어 교사로서의 새 삶을 살기 위해서다.
그가 한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 드라마 '겨울연가'를 보면서부터. "겨울연가를 보면서 교복을 입고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저의 고교시절을 회상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대한 그의 관심은 자연히 한국어공부로 이어졌다. 그러나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그는 NHK를 통해 한국어를 자습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35년간의 교사생활을 정년퇴임하고 본격적으로 한국어공부를 시작할 결심을 하게 됐다.
가족들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난해 7월 훌쩍 생애 첫 유학을 단행했다. 영남대가 한 달 동안 외국인을 위해 마련한 '천마 인터내셔널 서머스쿨'에 참여해 난생처음으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공부도 같이 하고 한국 전통식 도예, 천연염색, 다도 등을 체험했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 유학을 가겠다고 하자 처음에는 가족들이 걱정하고 만류했어요. 하지만 남은 인생을 허비할 수는 없다는 저의 생각을 가족들이 이해해 주더군요."
그러나 한 달 동안 한국어를 배운 것만으로는 양이 차지 않았던 그는 지난해 12월 말 또다시 한국에 유학을 왔고, 영남대 한국어교육원의 단기 한국어특강 과정에서 열공 중이다. "일본에선 지금 제2의 한류가 불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엄청나죠. 쉽게 식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만큼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환갑이 지난 나이에 원룸에서 자취 생활하는 고생에도 불구하고 제2의 인생설계에 부푼 꿈을 안고 있는 그의 표정은 마치 소년처럼 해맑다. 그는 "한국어는 경우의 수가 많아서 아직 어렵습니다. 사정상 장기유학은 어렵지만 한국어에 능통해질 때까지 방학 때마다 열리는 단기특강과정을 수강하려 합니다. 한 5년 정도 후에는 일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지 않을까요?"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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