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내 '딥 스로트'(내부 극비 제보자)가 있다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놓고 청와대와 민주당이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20일 "박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한나라당을 이간질하는 반간계(反間計'적의 첩자를 이용해 적을 제압하는 계책)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정치를 배웠다는 박 원내대표의 이런 모습을 김 전 대통령이 하늘나라에서 보고 미소를 지을지, 미간을 찌푸릴지 궁금하다"고 비아냥대면서 "저급한 정치는 삼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모략의 대가인 박 원내대표의 야바위 정치를 아직도 믿는 사람이 있느냐. 일일이 말할 가치를 못 느낀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청와대와 박 원내대표의 충돌은 갈수록 발언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10월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평화 훼방꾼'이라는 발언을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으로부터 들었다고 박 원내대표가 주장하자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국내 정치 목적으로 외교를 악용하고 국익을 훼손하는 이적행위와 다를 바 없다. 평화와 외교의 훼방꾼은 바로 자신이 아닌지 자문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의 주장 이후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을 대상으로 내부 제보자 색출에 나선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은 비서관급을 대상으로 민주당 접촉 여부를 조사한 결과 사실무근으로 결론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도 가만있지는 않았다.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에서는 (발언자를) 찾다가 '박지원이 거짓말했다'고 하겠지만 그러다 큰코다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의 '야바위 정치' 발언에 대해 "국정 파트너인 야당 원내대표에게 그런 저속한 표현으로 비난하면 청와대에 대해서도 똑같은 수준의 말로 응대하겠다. 옷깃만 스쳐도 발끈하는 청와대 모습에서 임기 내리막길의 초조함이 보인다"고 논평했다. 막장에는 막장으로 맞서겠다는 뜻이다.
같은 당 차영 대변인은 "청와대의 막말정치 규탄한다"며 "'보온병, 자연산, 그리고 야바위'는 이명박 정부를 그대로 표현하는 단어들이며 청와대의 야바위는 바위처럼 믿음직한 정치를 하자는 뜻인 줄 알았는데 어떻게 제1야당의 원내대표를 향해 이런 막말을 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힌다"고 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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