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설 잡스에 대한 관심은 바로 애플 주가에 대한 관심

입력 2011-01-20 09:35:28

"너무 크다" "너무 무겁다" "해괴하다" "증기처럼 사라질 것"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했나요? 잡스의 독설을 쿡이 그대로 물려받은 것 같습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병가를 전격 발표한 후 그를 대신해 회사를 경영하는 최고운영책임자(COO) 팀 쿡(티모시 D 쿡, 사진)은 애플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경쟁사들에게 전례없이 강한 독설을 쏟아냈습니다.

쿡은 18일 실적발표 현장에서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 빌 쇼프가 경쟁사의 태블릿PC에 대한 애플의 견해를 물은데 대해 '너무 크고', '무겁고', ' 해괴하고', '증기처럼 사라질 것' 등 강한 표현으로 깎아내렸습니다.

쿡은 최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1'에서 선보인 태블릿PC들에 대해 "현재 시장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며 "이중 윈도우 태블릿PC 는 너무 크고 무겁고, 비싼데다 배터리 수명이 짧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운영체계(OS)가 태블릿을 위해 디자인된 것이 아니다. 이는 구글도 인정한 것으로 단순히 애플의 시각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이는 크기만 키운 스마트폰으로 우리 시각으로는 기괴한 제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쿡은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들을 아이패드와 대등하게 놓고 비교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일축하면서 "차기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아직 출시되지 않아 잘 모르지만 일반적으로 가격이나 출시 시점 등을 모두 고려할 때 증기처럼 사라질 것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과거 췌장암 병력에다가 근년의 재수술에 이어서 병가를 낸 잡스에 대해서는 어떤 건강문제가 발생했는지 자세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현재 상태와 향후 복귀 일정 등 하나도 알려진게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인들에게 잡스의 병가 소식은 단순히 '빅뉴스'를 뛰어넘습니다. 왜냐구요?

애플의 주식은 마이크로소프트 다음으로 많은 4천100개의 뮤추얼펀드에 가입되어 있어서, 거의 대부분 미국 주식투자자는 애플의 주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연이 애플의 주가 동향은 미국민들에게 첨예한 관심사이자, 재테크와 직결되어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요.

애플 주식은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보편적인 주식 중의 하나입니다. 은퇴자들을 위한 포트폴리오와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등을 가릴 것 없이 다 편입되어 있습니다. 엑손모빌과 존슨앤드존슨은 각각 3천630개, P&G가 3천200개 정도 펀드에 편입돼 있지요. 아참, 위에 말씀드린 마이크로소프트만 애플보다 많은 4천800개 펀드에 편입돼 있지요.

이들 펀드의 애플주식 보유 비중도 상당히 높습니다. 실제 750개 펀드가 전체 포트폴리오중에 최소한 5% 이상을 편입하고 있고, 총 자산의 10% 이상을 애플 주식으로 채운 펀드도 100곳이 넘습니다.

따라서 잡스의 병가에 대한 관심은 단순히 차기 아이패드 제품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미국민 모두가 애플의 주주이기 때문이라고 봐야하겠지요.

최미화 뉴미디어본부장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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