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찾아온 리메이크 '만추'…더 가슴 시린 러브스토리

입력 2011-01-20 08:13:06

'상하이'의 공리
'만추'의 탕웨이

'붉은 수수밭'의 공리(46)와 '색, 계'의 탕웨이(32)

1990년대 중국 5세대 감독 장이모우의 영화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공리와 이안 감독의 '색, 계'를 통해 영화팬들을 매료시킨 탕웨이가 한국 극장가를 찾는다.

공리는 2차대전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 '상하이'로, 탕웨이는 한 남녀의 애틋한 러브스토리 '만추'를 통해서 한국 팬들을 만난다. 특히 영화 개봉을 앞두고 나란히 내한해 영화를 홍보할 예정이다.

공리 주연으로 27일 개봉하는 '상하이'는 진주만 기습을 앞두고 상하이에서 벌어지는 일본과 미국, 중국의 암투를 스릴러로 만든 영화다. 공리는 비극적인 운명 앞에서 치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비운의 여주인공 애나를 맡았다. 미국 스파이 폴(존 쿠삭)과 목숨을 건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택한 남편인 중국 갱단 보수 앤서니(저우룬파·주윤발)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벌인다.

미 정보부 요원인 폴은 동료의 의문에 싸인 죽음을 밝히기 위해 기자로 위장해 상하이에 잠입한다. 사건을 조사하던 폴은 혼란의 도시 상하이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강대국 간의 거대한 음모를 눈치챈다. 폴은 음모의 중심에 있는 상하이 지하조직 삼합회 보스인 앤소니와 그의 매혹적인 아내 애나, 그리고 비밀의 열쇠를 쥔 일본 정보부의 수장 다나카 대좌(와타나베 켄)에게 접근해 전쟁을 막으려 한다. 하지만, 일본은 비밀리에 함대를 빼돌려 제2차 세계대전의 서막을 알리는 진주만 공격을 시작한다.

공리는 특유의 위태로운 눈빛으로 비극적인 운명과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을 받아들이는 여주인공 역을 잘 연기하고 있다.

공리는 개봉을 앞둔 23일 한국을 찾는다. '붉은 수수밭'(1988)으로 데뷔한 공리가 내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인천공항으로 입국, 24일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VIP 시사회와 레드카펫 행사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탕웨이의 '만추'는 모범수로 특별 휴가를 나온 여자가 도주 중인 한 남자를 만나면서 벌이는 시한부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2월 17일 개봉 예정이다.

'만추'는 이만희 감독의 동명 영화(1966년)를 '가족의 탄생'(2006년)의 김태용 감독이 리메이크했다. 지난해 부산영화제에 초청된 '만추'는 전표 매진을 기록한 데 이어 토론토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았으며 올해 베를린영화제에도 초청됐다.

모범수로 특별휴가를 나온 여성 안나(탕웨이)가 미국 시애틀에서 한국인 교포 훈(현빈)과 만나면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을 담았다. 탕웨이의 얼굴로 시작해 탕웨이의 얼굴로 끝날 정도로 그녀의 신비로우면서 은밀한 매력을 한껏 드러낸 영화다.

특히 최근 드라마 '시크릿 가든'으로 인기를 끈 현빈이 탕웨이를 사로잡는 남자로 나와 기대를 끌고 있다. 그는 돈이 있는 여자들의 필요에 따라 애인, 동생, 데이트 파트너 등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사랑을 파는 남자. 시애틀에서 안나를 만나게 되면서 처음으로 사랑을 느끼게 된다.

탕웨이는 '색, 계'에서처럼 트렌치코트 차림으로 열망과 외로움을 한 몸에 간직한 여인으로 출연한다. 감옥에서 잠시 휴가를 나왔다가 뜻하지 않게 한 남자를 만나 깊은 사랑을 빠지는 '만추'는 여죄수의 내면의 흐름을 보여주는 연기가 관건인 영화다. 1966년 작에서의 문정숙, 김수용 감독의 1981년 작에서는 김혜자가 연기한 캐릭터다.

깊은 가을의 서정처럼 절절함과 고독감이 밀려드는 비운의 여주인공으로 탕웨이의 이미지가 어떻게 살아날지 기대가 된다.

김중기 객원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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